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빈곤 포르노 화보'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캄보디아 정부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한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 심장 질환 아동의 집을 찾아간 것에 대해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 때 김정숙 여사는 ‘빈곤 포르노’를 피하기 위해 그토록 관광지만 골라서 다녔나 봅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비난했다.
권성동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만났다. 민주당은 퍼스트레이디의 봉사활동을 두고 ‘가난을 홍보 소재로 삼은 빈곤 포르노’라고 비난을 퍼부었다”며 “‘빈곤 포르노’란 단순히 빈곤의 실태를 고발한 것이 아니라 가난을 비윤리적으로 연출한 것을 의미한다. 국경을 넘어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민주당의 눈에는 비윤리적 행동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의 억지 비난은 다시 한번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빈곤에 대한 인위적 연출의 전문가 집단이 지금의 야권 아니겠나. 삼양동 옥탑방 한달살이를 하겠다며 언론을 불러놓고, 이후 28억 200평 공관에 입주한 사람이 누구인가? 에르메스 넥타이를 착용하면서 찢어진 구두 뒤축 사진을 내보낸 사람이 어느 정당 소속이었나? 낡고 해진 가방을 들고 다녔지만, 정작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주택 전세금은 대폭인상한 분은 어느 정부의 정책실장이었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17년 한 예능에 출연해 소금 하나로 밥을 먹는 연출했다. 동시에 경기도 법인카드로는 다 먹지도 못할 초밥과 소고기를 사들였다. 이처럼 노골적인 억지 청빈을 연출한 민주당이야말로 '빈곤 포르노' 제작사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와 Volunteer tourism.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여당의 눈엔 ‘빈곤 포르노’를 야한 표현이라 여기나 봅니다”라며 “플르스와 스투어트(Plews and Stuart, 2006)는 선정적으로 비극과 빈곤을 부각한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효과를 거두는 것을 ‘빈곤 포르노(The pornography of poverty)’라고 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한 ‘빈곤 포르노 광고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질의도 부적절 한가? 빈곤 포르노는 빈곤 마케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대한적십자 홈페이지에 설명이 있으니 잘 읽어보시길 바란다”며 “1992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오드리 햅번은 기아, 영양실조, 식량 위기 등 어려운 상황으로 고생하는 소말리아인들을 위해 봉사 차원으로 방문해 사진을 촬영했다. 그 촬영 구도를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 김건희 여사가 내전국도 아닌 정상회의 개최국에서 강행한 것이다. 캄보디아가 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각국의 영부인들을 위해 준비한 외교 행사가 있음에도 해당 일정에 불참하고 독단적인 일정 촬영분을 공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캄보디아에 정상회담 하러 간 거지, 자선봉사 활동하러 간 것이 아니다. 그 덕분에 캄보디아의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가난하고 병든 국가라는 이미지를 남기게 됐다. 엄연한 외교 결례이자,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국격은 실추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빈곤 포르노 화보' 발언을 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고하기로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