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을 검찰이 연달아 구속하는 등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공식화한 것이고, 윤석열 정권의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이재명 죽이기’였다고 커밍아웃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러한 가운데 20대 국회 초선의원으로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 ‘조금박해’ 4인방이 이재명 대표의 책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금박해는 20대 국회에서 초선으로 조국 사태 등을 공개비판한 조응천·금태섭(탈당)·박용진·김해영 등 전·현직 민주당 의원을 지칭한다.
박용진 의원은 23일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의 정치적인 위기, 사법적인 위기가 밀어닥치지 않도록 당헌 80조(기소시 당직 직무정지)를 적용하거나 이재명 대표 최측근 중 한 분인 정성호 의원 말처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자진 사퇴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선제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지금 서울중앙지검이 먼지 털 듯이 열심히 수사하고 있지만 아직 직접적으로 이재명 대표와 연루(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 대표에게 퇴진을 요구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지금 민주당에는 손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어 김 전 의원 은“손익(損益)의 갈림길에서 눈앞에 손(損)으로 보이는 상황도 대처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익(益)으로 변할 수 있다. 솥(鼎)이 뒤집어졌으면 솥 안의 막힌 것들을 비워내고 새롭게 채워야한다”며 이 대표를 퇴진시켜 당이 송두리채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비유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연달아 구속된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정말 무관한지 솔직히 알 도리가 없다.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 (이 대표가)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서 미안하다, 이런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직접 해명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당헌 80조가 어떻게 돼 있냐.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한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고 윤리심판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며 “김 부원장의 경우는 기소가 됐다. 그러면 사무총장은 무언가 조치를 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게 지난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인지 판단할 때가 됐다”며 에둘러 사퇴를 주문했다.
금 전 의원은 최근 검찰이 이 대표를 향해 수사망을 좁혀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봐서 상당한 정도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억울하다’, ‘검찰이 잘못 수사한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은 본인 판단이고 검찰에서 아무 근거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공소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에 그런 식으로 기재하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이 지금 자정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어떻게 보면 개인의 정당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고 민주당이 오로지 이 대표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는 한 사건이 아니고 여러 사건이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당 자체가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여기서 이 대표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기보다는 당과 민주당 전체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가, 그 생각과 판단을 할 때가 됐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