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안 올라? 당황한 금리노마드족...“결국 오를 것”

예금금리 안 올라? 당황한 금리노마드족...“결국 오를 것”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
당국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
은행들 눈치, 상황지켜봐야
"예금금리 인상 막을 수는 없어"

기사승인 2022-11-25 06:00:07
쿠키뉴스DB

#. 연금생활자인 73세의 김모씨는 24일 기준금리 인상만을 기다려 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의 예금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자녀의 발언 때문이다. 김모씨는 수개월전 만기를 맞이한 예금을 24일 이후 은행에 예치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노마드족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0.1%의 금리 차이에도 민감한 이들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을 가로막고 나서면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0.25%p(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되던 부분이다. 인상 폭을 두고 0.25%p, 0.50%p의 차이만 있을 뿐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동안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예금금리를 즉각적으로 인상했다. 현 정부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은행의 이자장사 문제를 지적해 온 만큼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려 이자장사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지난해 연말 1% 수준이었던 은행 정기예금(1년) 금리가 최근 5%대까지 치솟았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말 2.37%에 머물던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24일 5.53%까지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6.2%짜리 정기예금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즉각적으로 인상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자금쏠림 현상과 대출금리 인상 문제를 우려한 정부가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을 억제하고 나선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전날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반면, 제2금융권은 자금조달 애로를 겪는 등 업권간 자금조달 여건의 차별화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금리경쟁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은행들은 이에 예금금리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A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를 즉각 올렸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당국에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만큼 조금 시간을 두고 인상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의 자제령에도 예금금리 인상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도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조직이고, 경쟁을 해야 하는 조직인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예금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은행권에서는 당국의 시장 개입이 향후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C은행 관계자는 “내년 경기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유동성이 부족하면 경제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은 은행이 유동성을 확보해 위기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리노마드족들 사이에서도 예금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다. 저축은행 예금을 계획하고 있는 40살의 이모씨는 “예금금리가 지금보다는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변함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다 예금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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