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 미래 신도시(네옴시티)를 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이버 스마트 빌딩 ‘1784’에서 얻은 영감을 무엇일까. 청사진과 완전히 같진 못해도 ‘1784’는 분명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됐을 것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오늘(29일) 오전 경기 판교 네이버 2사옥 ‘1784’에 들렀다. 자치행정주택부는 한국으로 치면 국토교통부다.
사우디 주택부 장관 방한은 이달 초 네이버가 정부와 함께 현지를 방문한 걸 계기로 성사됐다.
이날 사우디 측에선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알리 라지히 차관 등 23명이 참여했다. 네이버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네이버는 이날 ‘1784’에 적용된 디지털트윈·로봇·AI(인공지능)·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기술과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소개했다.
또 사우디 정부가 고민하는 교통·치안·위생관리 등 도시문제와 주택·건물 관리 등을 디지털 기술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사우디 국토부가 방한 첫 일정으로 ‘1784’를 택한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물인 ‘1784’는 로보틱스⋅자율주행⋅AI(인공지능)⋅5G(5세대 이동통신)⋅클라우드 등 네이버 기술력이 연결⋅융합된 ‘테크 컨버전스 플랫폼’이다.
‘1784’은 더블 스킨⋅복사 냉방 시스템⋅다회용컵⋅AI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인프라 시스템도 갖췄다.
사우디가 짓고 있는 네옴시티 역시 청정 스마트 도시다.
사우디는 화석연료 대신 풍력⋅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만 쓰고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로 도시 주요 인프라를 자동화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사우디가 기술시연 현장에서 질문을 많이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것 같더라”며 “방문자 얘기를 들어봐도 좋은 분위기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우디 주택부 방한과 네이버 기술시연을 계기로 국내 사업 수주 기대감이 커졌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네이버가 직접 '네옴'에 참여할 수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도 사업 참여를 바라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수주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트윈 등 우리가 가진 기술 대부분이 네옴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