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일 물가가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환석 한국은행(한은)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같은날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을 기록해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은 10월보다 0.7%p(포인트) 떨어졌다. 상승률이 하락했지만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5%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0.3% 올라 10월(5.3%) 보다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농산물이 2.0%, 채소류는 2.7% 하락했고, 축산물은 1.1%, 수산물은 6.8%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5.9%, 석유류는 5.6%, 가공식품은 9.4% 각각 올랐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했다. 근원물가 지수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5%)은 농산물ㆍ석유류 가격이 상당 폭 둔화했다. 이는 지난해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 전망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원물가는 개인서비스물가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업제품(석유류 제외)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됐다”면서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소비자 물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의 다음 통화정책결정 금통위는 내년 1월이다. 내년 1월 금통위에서 0.25%p 상승이 현재 유력하게 전망된다.
한은도 기준금리 정점을 3.5%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이번에 금리가 3.25%로 올라가면서 중립금리의 상단이나 이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진입한 상태”라며 “최종 금리인상 상단은 대다수 금통위원들이 3.5%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일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불확실성이 많지만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현재 3.25%인) 금리 인상을 아마도 3.5% 안팎에서 끝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긴축 속도를 재검토하고 집값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