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지만 2017년 최 회장이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5년의 긴 갈등이 시작됐다. 두 사람이 갈라선 원인은 불륜이다. 최 회장에겐 내연녀가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아래 왼쪽)이 세계일보에 보낸 서한과 SK T타워. 최 회장은 노소영 관장(아래 오른쪽)과 5년째 이혼소송 중이다.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세기의 결혼과 이혼조정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에서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했다. 현직 대통령(故 노태우) 딸과 재벌가 장남이 만난 세기의 결혼식이었다.
두 사람은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2015년 최 회장이 세계일보에 편지를 띄운다.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가 대통령 특사로 사면된 그해 혼외자녀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 이혼을 계획 중이라고 밝혀 세간이 떠들썩했다. 최 회장은 언론에 띄운 편지에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당시 심경을 직접 밝혔다. ‘오랜 시간 별거’ ‘오래 전에 깨진 결혼 생활’ 등 표현이 화목하지 않았던 가정사를 부연해준다.
최 회장은 2년 뒤인 2017년 7월 이혼조정을 신청한다. 그러나 결렬됐고 이듬해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최 회장이 법원에 제출하려고 쓴 이혼소장에도 ‘성장 배경·성격·문화·종교 차이로 노 관장과 갈등을 겪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최 회장은 그럼에도 30년 가까운 세월을 같이 보냈다.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에 반대해온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SNS에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지만 이젠 희망이 없다”라며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 한다”고 밝혔다.
재판은 이듬해 4월 처음 열렸고 3년여 만인 지난 10월 18일 11차 변론을 끝으로 1심 선고일(12월 6일)이 확정됐다.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재산분할 어떻게 될까 소송 주요 쟁점은 노 관장이 최 회장에게 요구한 재산분할 금액이다. 재벌가 상속증여는 그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 회장 측은 故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증여받은 지분이라며 ‘경영 기여도’가 없는 노 관장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 관장은 재산을 지키고 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했다며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재산분할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17.37%) 중 42.29%만큼인 548만7000 주(약 7.4%)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환산하면 전날(5일) 종가(21만1000원) 기준 1조1570억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 따르면 노 관장은 SK㈜ 지분 8616(0.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선고에 따라 지분 7% 이상이 노 관장 소유가 될 수 있다.
1심 선고 결과는 오늘(6일) 오후 1시 50분에 나온다. 최종 재산분할 판단은 미뤄질 수 있지만 액수가 크고 양측에서 항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