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북도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산에 적극 나서야”

[기자수첩]“전북도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산에 적극 나서야”

기사승인 2022-12-13 11:20:43
출시 예정 고속형(시외버스용) 수소전기버스

전북도가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을 양산, 수소상용차 생산 경쟁력을 갖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있는데도 수소전기버스 보급률 및 장기계획이 경쟁 도시들에 비해 뒤쳐져 미래 경제 동력으로 수소산업 경쟁력 선점을 내세운 전북도의 경제 구상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시내버스 2,000대 전체를 수소전기버스로 교체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인천시나, 2025년까지 시내버스 및 통근버스 1,000대를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하겠다는 부산시와 비교해 내세울 만한 중장기 플랜도 전북은 부족하다. 전북도는 지난 2018년 발표한 2030년까지 수소전기버스 400대를 도입하겠다는 정책 공약 수준의 중장기 계획 정도만 있을 뿐이다.

수소산업은 오는 2050년엔 전 세계 에너지 소비 중 20% 내외를 차지하면서 3,500조원대 시장을 창출해 내는 블루오션 사업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된 수소트럭을 수출까지 한 수소상용차 부문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관내에 품고 있으면서 그 이점을 살리지 못한다면 결국 그 엄청난 미래 먹거리는 고스란히 다른 지역이나 다른 국가 몫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환경문제 해결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전라북도가 수소전기버스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달리는 공기청정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수소전기버스는 이산화탄소 등 환경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행 시 1km당 4.863kg의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수소전기버스 1대가 1년 평균 주행거리인 8만6천km를 주행하면 총 41만8,218kg의 공기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는 몸무게 65kg인 성인 약 76명이 1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출시 예정 고속형(시외버스용) 수소전기버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시예정인 고속형(시외버스용) 수소전기버스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올해 실시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시범사업 기준 1kg당 19.0km를 달려 1km당 279원의 연료비가 든다. 경유버스가 1km당 438원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해 매우 경제적이다.

이에 더해 수소전기버스는 전기버스에 비해 운행 편의성이 우월하다. 전기버스는 몇 시간씩 소요되는 충전시간에 400km(국산 전기버스 기준. 중국산 버스는 250~300km) 남짓 주행거리를 가진 전기버스와 비교해 봤을 때 10~15분 충전시간에 650km를 달릴 수 있어 사업성 측면에서도 수소전기버스가 훨씬 유리하다. 

일부 지역에선 수소전기버스 대신 중국산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저품질 배터리 사용에 따른 낮은 품질과 잦은 고장, AS망 미비와 멀리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가져와야 하는 공급망 문제로 운휴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혈세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결국 얼마전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중국 선롱버스 사례와 같은 아픈 전철을 되밟게 만들 가능성이 짙다. 당시 선롱버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차값을 앞세워 우리나라에 600대나 되는 버스를 들여왔으나 운행과정에서 심각한 안전장치 결함 문제가 불거졌고, 국내에 상륙한지 얼마되지 않아 적절한 보상이나 사후지원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결국 그 피해는 충분한 사전 검증 없이 중국산 버스를 선택한 우리나라 버스업체들과 이용객들이 고스란히 짊어져야만 했다.

전북도는 과거 현대중공업과 한국GM 군산공장 등 어렵게 유치한 대기업들을 문 닫게 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지역 경제계 대들보라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구축한 수소전기버스를 내놨는데 이를 외면함으로써 경영난에 빠지게 만든다면 어느 기업이 다시 전라북도에 투자를 하겠는가?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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