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에 결국 ‘무정차’ 통과…시민들 갑론을박

전장연 시위에 결국 ‘무정차’ 통과…시민들 갑론을박

서울시 무정차 통과 시행 지침 결정 하루 만
시민들 “무정차 결정 잘했다” vs “장애인도 지하철 이용 시민”

기사승인 2022-12-14 11:58:27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선전전으로 서울 지하철 4호선 운영이 지연되자 서울교통공사가 한때 무정차 통과를 결정했다. 서울시 등이 열차가 심각하게 지연될 경우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전 8시48분 SNS를 통해 “오늘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운행방해 행위를 동반한 시위를 진행하며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고 안전을 확보하고자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공사는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대체 교통편인 셔틀버스(신용산역-숙대입구역 구간) 운영 정보를 안내했다. 

공사에 따르면 4호선 삼각지역 무정차 통과는 오전 8시52분부터 해제됐고 삼각지역 4호선 상선 열차는 정상 운행을 계속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오전 8시 시위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전장연은 전동차 내 사다리 반입을 두고 공사 측과 충돌했다. 오전 8시40분께 박경선 전장연 대표 등이 탄 휠체어 8대가 당고개 방면 열차에 오르고 나머지 회원들이 뒤따르는 과정에서 사다리를 차량 안으로 반입하려고 하자 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아섰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7분가량 지연되자 공사 측은 오전 8시50분께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들어온 후속 열차 한 대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지하철 운영에 지연이 생기는 경우 무정차 통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에도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타기 선전전이 있었지만 지하철은 정상 운행됐다. 

이날 첫 무정차 결정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공사의 결정을 환영했다. 전장연의 계속된 지하철 타기 선전전으로 인해 출근길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누리꾼들은 SNS 등을 통해 “출근길 시위로 죄 없는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 “무정차 통과 잘했다” “장애인은 법을 위반해도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사를 향한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철도가 사람 가려 태우냐”며 “장애인은 시민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무정차를 사람들 싸움 붙일 때 써먹는구나” “장애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누굴 위한 무정차인가” 등의 의견을 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트위터에 “무정차 통과는 장애인 시위 탄압할 때가 아니라 10.29 이태원 참사 때 했어야 했다”며 “시위하는 장애인도 서울교통공사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민들이다”고 비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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