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태광그룹 계열사로부터 2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최근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등에 따른 자본 확충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전환우선주 297만주다.
동시의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태광산업은 불참을 선언했다.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초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15일 태광그룹 섬유·석유화학 계열사인 태광산업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흥국생명 전환우선주 인수에 관해 검토했지만,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사로서 기존사업 혁신과 신사업 개척에 집중하기 위함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 외에 대한화섬 등 섬유·석유화학 회사와 한국케이블텔레콤 등 미디어부문 회사, 흥국화재 등 금융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소속그룹인 태광그룹 계열사를 신주 배정자로 지정하고 오는 29일까지 유상증자 자금을 수혈할 계획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지급여력(RBC) 비율 150%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2800억원 규모여서 해당 규모의 신주를 전환우선주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산업 지분을 5.8%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증자 참여를 반대해왔다. 이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이번 결정을 두고 “현명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러스톤운용은 “ 흥국생명의 유동성 리스크는 흥국생명 주주가 해결할 문제”라며 "유증 참여는 대주주가 독식하고 위기상황만 소수 주주와 공유하겠다는 발상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