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의 대장동 범죄로 얻은 수익 260억원 은닉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최우향(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화천대유 이사와 이한성 공동대표가 구속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어제(16일)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최씨와 이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와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김씨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약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사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 등을 피하려고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법원도 이들의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수감중이던 김씨의 지시를 받아 화천대유 자금 수십억원으로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땅을 김씨 명의와 차명으로 산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명의로 사들인 땅의 대금은 수표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측이 차명으로 입북동 인근의 다른 땅도 사들여 재산을 숨긴 것으로 보고있다.
측근 2명이 모두 구속되면서 김씨의 심리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씨는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이들 측근의 체포에 정신적으로 충격받았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과거 목포 지역 폭력조직에 몸 담았던 인물로 알려진 최씨는 김씨와는 20년 지기고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김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김씨를 라이딩 재킷과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하고 마중을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다. 성균관대 동문인 김씨의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에 합류해 2018년 화천대유 감사, 2019년 1월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이 체포된 다음날인 지난 14일 김씨는 자해를 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목 부위 등에 자상이 있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자해 전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에 은닉 정황이 발견된 260억원에 대해서 조치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재산 은익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