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진출하는 K뷰티…중국發 실적부진 털까

북미·유럽 진출하는 K뷰티…중국發 실적부진 털까

코로나19 중국 봉쇄 이후 실적 부진
아모레퍼시픽 김승환, LG생건 이정애 신임 사장 

기사승인 2022-12-23 09:00:05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국내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내년 실적 반등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해외 중국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이들 기업은 이달 초 전격 새 대표 체제를 출범하고 북미 등 새로운 활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봉쇄 이후 실적 악화일로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4분기 매출액 1조14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5% 증가한 48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93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7% 줄었다. 해외사업의 매출액은 33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8% 줄었다. 영업손실은 92억원으로 전 분기(425억원)보다 감소했지만 2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상황이 악화된 건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의 지난 3분기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2154억원 대비 69% 급감했다. 화장품 업계 1, 2위인 이들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주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탓이 크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침체된 탓에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화장품을 비롯해 면세업계 큰 손이었던 중국인들이 모습을 감추면서 관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최근 반중 감정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고 여전히 코로나 위기인 만큼 관련 업계의 실적이 예전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새 대표 임명, 위기 극복하나

이들 기업은 북미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새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일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총괄하던 김승환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김 사장은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후 전략기획 및 인사 업무를 맡아 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 조직과 제도 혁신을 주도해왔다. 2010년부터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전략기획 디비전장, 전략 유닛장, 인사조직실장을 역임한 뒤 2021년에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로 선임됐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자회사들에도 젊은 대표들을 대거 임명했다. 젊은 세대를 공략해야 하는 브랜드들은 디지털 중심의 소비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에뛰드 대표에는 각각 최민정 대표(전 에스쁘아 대표), 이연정 대표(전 에스쁘아 BM팀장), 이수연 대표(전 에뛰드 마케팅 디비전장)가 임명됐다. 이들은 각각 1978년생, 1979년생, 1976년생이다.

LG생활건강도 18년 만에 수장을 바꿨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음료 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이정애 부사장을 LG그룹의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사장은 1986년 입사해 생활용품, 럭셔리 화장품, 음료를 거쳤다. 이 사장은 2015년 말부터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자사의 브랜드들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 경험이 있다. 

기업들은 유럽과 북미 시장을 개척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 1681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운영사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기업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도 북미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 뉴에이본을 인수했으며 올 4월 미국 화장품 회사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강한 브랜드 완성을 위해 데이터 기반의 고객 대응 강화, 피부과학(더마)과 웰니스(웰빙+피트니스)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한다”며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해서는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의 역량 강화로 팬덤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체질 혁신을 목표로 데이터 기반의 재고관리 최적화 및 공감 기반의 ESG 경영 강화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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