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DGB, JB금융그룹 3곳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에게 수도권에서 시작된 인사태풍이 불어오고 있다. 그간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던 지방은행들이지만 ‘세대교체’라는 대세는 막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황병우 DGB금융지주 전무를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황 후보는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경영 전문가로, 1998년 DGB대구은행 입행 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2012년부터는 경영컨설팅센터장으로서 300여개 기업과 단체에 대한 경영 솔루션을 이끌었다. 임원 승진 후에는 그룹 M&A를 총괄하며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을 인수했다. 현재 DGB금융지주에서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룹임추위는 지난 2년간 그룹 임원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지난 9월 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 은행장 후보군을 압축했다. 12월 부터는 압축된 최종 후보군(숏리스트) 5명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세부 검증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임성훈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실제로 임성훈 행장은 지난해 33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38.5% 성장을 이뤄낸 바 있다. 또한 올해의 경우 3분기 만에 3294억원의 실적을 거두면서 전년도 연간 실적을 이미 따라잡기까지 했다.
다만 최근 대외적 불확실성이 급증한데다 저성장 장기화 상황을 감안해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 그룹임추위의 판단이다. 임추위는 “황 후보자는 금융산업과 조직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CEO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업의 방향설정능력, 위기관리능력, 커뮤니케이션 역량, 추진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장 선정에 앞서 JB금융지주 산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새 은행장을 선출하면서 변화를 선택했다.
JB금융은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전북은행장으로 백종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을, 광주은행장으로는 고병일 현 광주은행 부행장으로 선정했다. 두 은행 모두 현 행장들이 선정 전 용퇴 의사를 표명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송종욱 현 행장이 “후배들에 길을 터주겠다”며 네 번째 연임을 포기했으며, 서한국 현 전북은행장은 “전북은행의 변화를 위해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백종일 행장은 외부 출신 인사로 대신증권에서 경력을 시작해 JP모간증권 조사부,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페가수스 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이후 2015년 전북은행에 합류한 뒤 JB자산운용 대표, 프놈펜상업은행장 등을 맡았다.
고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1991년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백운동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거쳐 2019년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을 역임했다.
BNK금융의 경우 아직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사퇴하면서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기 때문.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그룹 내부 승계가 원칙인 만큼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 두 행장들이 모두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임추위는 1차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가 유력한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BNK금융 회장이 신규 선출될 경우 이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신규 인사들이 자리를 채울 확률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르고 있는 인사는 ‘세대 교체’, ‘변화’에 중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내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외풍에 흔들림이 없는 인사가 나온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