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이해는 가” 中입국자 고강도 방역 첫날

“불편하지만 이해는 가” 中입국자 고강도 방역 첫날

기사승인 2023-01-02 16:04:34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에서 입국한 해외여행객들이 공항 의료진 및 군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집결하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중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유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강도 방역 대책을 꺼내 들었다. 

2일부터 모든 중국발 입국자는 입국 1일 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항공편과 배편 둘 다 해당된다.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이 제한되고 항공편도 일부 축소된다.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내달 28일까지 두 달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다만 중국 내 코로나 유행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단기체류 외국인, 입국 즉시 코로나 검사…“하루 550명 검사 가능”

무증상자 중 단기체류자는 인천국제공항 검사센터에서, 내국인·장기체류 외국인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무증상자 단기체류 외국인을 검사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1, 2터미널 내에 공항검사센터 총 3곳을 운영한다. 하루 최대 중국발 입국자 550명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또 입국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에 국내 주소지 및 연락처를 등록해야 한다. 

시행 첫날인 이날 이른 시간부터 공항에는 푸른색 방역 가운을 입고 페이스마스크를 쓴 군 검역지원단 인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총 9편이다. 공항에 도착한 첫 비행기는 오전 10시50분 도착한 산동항공 CA8863편이었다.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서 출발, 인천에 도착했다. 11시8분에는 베이징에서 출발한 산둥항공 CA123편이 뒤이어 도착했다.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검사센터.   사진=정진용 기자

목걸이 걸고 방역인력 따라 이동…검사비 8만원, 본인 부담

입국자들이 공항 게이트로 나오자마자 공항 의료진 및 군 관계자들이 다가가 이들에게 달라진 입국 절차를 설명했다. 단기체류자를 분류해 각각 10여명 안팎으로 조를 나눈 뒤, 게이트 건너편에 위치한 검사 센터장까지 일일이 인솔했다. 중간 이탈자가 없게 하기 위해서다. PCR 의무화 대상인 단기체류 입국자들은 목걸이형 표식을 착용했다. 입국자들은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당황한 듯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한 아이는 놀란 듯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PCR 검사 비용 8만원은 본인 부담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시간에서 최대 5시간이 걸린다. PCR검사를 끝낸 이들은 또다시 방역 인력 인솔하에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제1터미널 1층에 마련된 대기 장소는 공항 내 빈 공간에 칸막이를 세워 만들었다. 대기장소에는 외부 인원 출입이 통제됐다.

이날 검사센터장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혼잡해지거나 줄을 서는 일도 없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중국발 입국자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31일까지 일평균 1100명이다. 1100명은 장기체류 외국인과 내국인까지 다 포함된 숫자다. PCR 검사 의무 대상인 단기체류자 숫자만 놓고 본다면 검사센터소에서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의 경우에도 9편 항공기 입국자 총 1160여명 중 단기체류자는 300~400명 정도다. 정부가 밝힌 하루 최대 검사 인원 550명보다 적은 숫자다.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검사센터 내부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PCR 검사 비용을 내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감수하는 게 당연”…“군복에 위압감” 목소리도

코로나19 검사센터장 앞에서 만난 중국 출신 양자흔(35·여)씨는 부모님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양씨는 국제 결혼으로 한국에 거주 중이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부모님을 뵙는 건 처음이다. 중국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 의무화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한국도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고생하지 않았나”라며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검사 비용도 적은 편이 아니지만 감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지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안 걸린 사람이 없다고 보면 되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검역지원단에 위압감을 느꼈다는 이도 있었다. 배를 타기 위해 입국한 중국인 이모(26)씨는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군복 입은 사람이 다가와서 솔직히 놀랐다”고 토로했다.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단기체류 외국인은 확진자 격리시설에서 7일간 격리된다. 확진된 입국객을 최대 100명까지 수용하는 임시 재택시설도 마련했다.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검사를 받으면 된다.

방역 대책 일환으로 단기 비자 발급도 제한된다. 정부는 관광객용 단기비자발급을 오는 31일까지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발 항공기의 국내 기착지가 인천으로 일원화되면서 중국~제주 노선 등도 중단된다. 항공기 추가 증편도 제한한다.

중국발 입국자는 오는 5일부터는 입국 전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에서 국내에 오는 항공기에 탑승하는 내·외국인(장례식 참석 등 일부는 예외)에 대해 탑승 시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제출이 의무화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내부에 마련된 PCR 검사 대기장소.   사진=정진용 기자

정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선제적 대응 필요”

중국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자 지난달 말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상하이는 지난 22일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정점 상태에 도달했고 현재 감염자 수는 1000만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각국에서도 국경 문턱을 높이고 있다.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최소 14개 이상의 국가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규제를 강화했다. 다만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과 입국 후 검사를 모두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하고 지리적으로 굉장히 인접해있고 인적 교류가 굉장히 많은 국가”라며 “지난 2020년에도 중국의 영향을 먼저, 많이 받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입국 전후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달 중국발 항공편은 총 46편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4일~12월31일까지 일주일간 해외 유입 확진자 가운데 중국발 확진자는 약 30%대로 집계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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