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무상 교복’ 명암…학부모 불만은 여전

‘현물 무상 교복’ 명암…학부모 불만은 여전

교복 비용 지원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교복 지원금 제외하고 추가 비용만 수십만원

기사승인 2023-01-11 16:30:02
서울의 한 중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쿠키뉴스DB

“교복 지원금이 30만원인데 16만원을 더 냈어요”


경기도 광명의 학부모 A씨는 최근 중학생이 된 자녀의 교복을 맞추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지출에 깜짝 놀랐다. 무상 교복은 전국으로 확대돼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또는 광역·기초 지자체에서 중고등하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A씨는 “딱 교복 한 벌만 지원해주는 것 같다. 블라우스 1장, 교복 바지, 체육복을 추가 구매했더니 추가 비용이 16만원을 훌쩍 넘겨 황당했다”고 했다. 

3월 중·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선 교복값 부담이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지역마다 보통 교복 한 벌 값으로 30만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지만 와이셔츠(블라우스) 여유분이나 체육복 등 추가 구매 품목에 대한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무상 교육을 지원하는 전국 국·공립학교는 ‘교복 학교 주관 구매제도’에 따라 경쟁 입찰방식으로 교복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비싼 교복 가격으로 인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업체간 공정 경쟁을 위해 도입됐다. 

올해 중1이 되는 자녀를 둔 B씨는 “브랜드도 아닌데 (재킷도 아닌) 교복 후드집업이 6만원대(지원품목)이고 체육복이 8만원대라니 이해가 안 된다”며 “보통 교복을 잘 안입고 체육복을 더 많이 입는다고 하던데 교복은 꼭 지정된 곳에서, 지원되는 범위 안에서 구매해야 한다고만 하고 선택권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C씨도 “무상 지원이지만 (교복은) 막상 잘 입지도 않고 정말 필요한 건 비싸게 구입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교복은 무상인데 블라우스 1장 더 추가하고 체육복 계절별로 2벌해서 20만원 추가됐다” “학생 셔츠가 4만4000원은 너무 부담이지 않나” “치수 재는 사이 정신 없게 흰 티셔츠, 스타킹 등이 추가돼 비용이 꽤 많이 나와 놀랐다” “가격 부담, 불친절에도 지정 교복사에서만 구매해야 해 불만을 말할 수가 없다” “일부 지원은 고맙지만 여전히 교복 품질은 좋지 않은데 가격만 올렸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특히 일부 지정 교복업체의 경우 교복 치수 측정 기간을 평일로만 정하고 있어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중1 자녀를 둔 워킹맘 D씨는 “교복 치수 측정기간을 평일로 정하고, ‘기간 엄수’라고 적힌 안내문을 보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지원금 범위 안에서 좀 더 자유롭게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도 많다. 여러 업체를 비교해 개별적으로 구매하길 원하거나 물려입기 등으로 더 입학 시 필요한 곳에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초·중·고 학생들이 1인당 최대 30만원씩 받는 입학준비금으로 교복 외에도 가방, 신발 등 입학에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제로페이로 지급받아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교복 비용 3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조례 제정할 때 교복 지원이 현물 지급으로 명시돼 있어 바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조례를 바꿔야 하는 부분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등 입학 준비금을 시행하는 곳은 무상 교복만을 시행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도처럼 조례를 바꿀 필요 없이) 입학 준비금을 시행하는 게 더 쉬웠을 수 있다”고 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가 평일로 교복 치수 측정 기간을 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맞벌이 부부 등을 고려해서 주말을 포함해 치수를 잴 수 있게끔 안내를 하고 있다”며 “교복 지원은 학교에서 정한 업체에서 하는 것이고, 그 업체에 학교가 대금을 지급해 현물로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 군데로 정해져 있다. 이런 부분은 학교에서 업체와 협의해 주말을 포함할 수 있도록 변경을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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