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데이터 시대’입니다. 개인의 일상이 SNS에 공개되고 음식, 쇼핑, 여행, 오락에 스며든 취향까지 기록되고 공유되죠. 이러한 것들은 쉬이 흩어지는 가십을 넘어 ‘정보’가 됩니다. 연령별, 세대별 특징을 반영한 데이터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는 대기업을 만든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바로 대한민국 1등 배달 어플(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그 예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음식을 포장해 배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B마트, 밀키트, 배민스토어, 전국별미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배달의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1인 가구, 연령별 인기 음식 등 ‘고객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데이터의 결합과 고객 니즈 파악은 ‘소비’와 직결되므로 이익 창출이 목적인 기업들에겐 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됐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2020년 8월 5일부터 시행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통해 안전하게 활용 가능한 익명·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즉, 정부가 지정한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 기업 간의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가명정보 결합을 허용한 것입니다. 익명처리는 물론 적정성 평가를 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데이터 결합을 통해 다양한 新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파악한 카드사들은 일찍부터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경쟁 속에서 국내 카드 사 중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된 곳은 신한‧삼성‧BC카드입니다. 예비 사업자로 선정된 단계라 본 인가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본 인가 단계에서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예비 지정된 카드사 관계자는 “타 카드사와의 소비 데이터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데이터 결합이 발전해 나갈 것인지는 아직 윤곽을 잡아가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드사의 장점인, 소비 데이터를 타 카드사의 소비 데이터를 결합하면 어떤 시너지가 발생할지는 결합 후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카드사가 어떤 연합과 동맹을 하느냐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시행 시기는 1분기~2분기 사이로 예상되며, 그룹사와 연계해 진행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금융 데이터와 결합을 통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지정은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초기에는 그룹사 중심으로 진행하고, 추후 타사, 타업권과 데이터 결합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카드사가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디지털 사업을 확장하고, 정착하기 위해서 데이터 결합 과정을 통해 ‘고객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룹사 중심으로 데이터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만이 내놓을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또한 데이터 빼돌리기 등 개인정보 우려를 지속적으로 일축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전국민의 소비 패턴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카드사와 고객이 서로 WIN-WIN 효과를 기대해봅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