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항제철소 17개 모든 공장 복구를 완료하고 20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모두 침수된 포항제철소를 135일 만에 완전 복구하는 기적을 만들어 낸 것.
사상 초유의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말 15개 공장에 이어 19일 도금 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차례로 복구하며 정상 가동 준비를 마쳤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조업 노하우,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침수 초기 '제철소를 다시 지어야 하지 않냐'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침수 직후 포항제철소는 물론 광양제철소, 서울 포스코센터,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밤낮 없이 복구작업에 매달렸다.
포스코 명장(名匠)들을 중심으로 물과 뻘에 잠긴 설비들을 정비했다.
특히 국내외 설비 전문가들이 1년 이내 수리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단언한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들을 직원들이 직접 분해하고 세척·조립해 조업 정상화에 물꼬를 텄다.
민·관·군, 지자체, 고객사 등 각계각층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소방청, 지자체는 대용량 방사시스템, 소방펌프, 살수차 등을 지원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군도 병력을 투입해 복구를 도왔다. 고객사들도 복구 장비, 간식, 물품 지원에 나섰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제철, 현대제철 등도 제품, 장비 등을 지원했다.
최정우 회장의 글로벌 인맥도 한몫했다.
제철소 핵심인 2열연공장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간 공급이 여의치 않아 1년 이상을 허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철강협회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이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중이던 인도 JSW사 사쟌 진달(Sajjan Jindal) 회장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JSW사가 자사 열연공장용으로 제작중이던 설비를 포스코에 선뜻 내주면서 복구 일정을 크게 앞당겼다.
포스코는 복구 중에도 고객사·공급사·협력사 지원책을 마련, 철강산업 생태계 보호에 앞장섰다.
고객사들의 수급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맞춤형 대응 계획을 세워 수급 상황을 고려한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또 '철강 ESG 상생 펀드', '상생 협력 특별 펀드'를 재원으로 25개 피해 기업들에게 43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4개 협력사에 202억원의 신규 설비 구매 자금을 지원중이다.
포스코는 정상 가동 설비의 생산 안정화, 효율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재난 대비 체계를 보완할 예정이다.
포스코 임직원들의 열정과 위기 극복 DNA는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조기 정상화를 이뤄낸 임직원들 모두가 자랑스러운 영웅"이라며 "국가경제 활성화에 막중한 책임을 갖고 파트너들과 함께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