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깬 미·독 등 서방, 우크라에 탱크 지원…러 “극도로 위험한 결정”

금기 깬 미·독 등 서방, 우크라에 탱크 지원…러 “극도로 위험한 결정”

美,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獨, 레오파드2 지원

기사승인 2023-01-26 08:18:00
독일 병사들이 레오파드2와 함께 2021년 3월 26일 라트비아 아다지 군기지에서 실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과 독일 등 서방국가들이 그간의 금기를 깨고 우크라이나에 속속 주력 전차를 지원을 결정했다.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차 지원으로 전쟁 발발 1년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P·CNN·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31대는 우크라이나 1개 대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해산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전장에서 러시아의 진화하는 전술과 전략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러시아는 우리가 분열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완전히 단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원 결정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공격적인 위협이 아니다”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날 발표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인 ‘레오파르트(레오파드)2’ 지원을 발표한 데 이은 것이다. 레오파드2는 그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목해 지원을 촉구해왔던 중무기다. 

또한 독일은 협력국들이 보유한 같은 기종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것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주력 탱크를, 프랑스는 경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 등도 독일제 탱크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수입한 전차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보낼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서방국가들 사이에서 금기시돼오던 전차 지원이 이뤄지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영토 재탈환에 나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CNN을 통해 “서방의 탱크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능력이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동맹국에 현대식 전차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전차 연합’이라고 표현하며 서방국가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서방 전차 연합의 공격을 받게 될 처지인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세르게이 네차예프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극도로 위험한 결정”이라며 “갈등을 새로운 수준의 대립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의 전차 지원과 관련해서는 “나치의 끔찍한 범죄와 관련해 우리 국민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기 거부한 것”이라며 “전후 러시아와 독일 사이의 화해에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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