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비율 최저 0.75%…여건 녹록치 않아

장애인 고용비율 최저 0.75%…여건 녹록치 않아

기사승인 2023-02-02 11:06:23
사진=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장애인 고용의무를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해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회사는 전체 근로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하지만 저조한 고용률로 매년 미고용 부담금을 수십억원씩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상위 12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약 1.61%에 그쳤다. 12개 보험사 중에 장애인 고용의무 비율을 지킨 회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사 중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미래에셋생명으로 0.75%에 머물렀고 신한라이프 0.78%, 교보생명 1%, 한화생명 1.05%, 농협생명 1.1% 등은 1%를 간신히 넘겼다. 삼성생명이 2.35%를 기록해 이 중 가장 높은 고용률을 보였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장애인 고용률 1.2%로 가장 저조했다. 현대해상과 한화손보는 각각 1.72%, 1.96%를 기록했다. DB손보 2.14%, 삼성화재 2.54%, KB손보 2.77%로 그나마 높은 비율을 기록했지만 법정 의무 비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장애인 고용룰 1.05%에 그쳤던 한화생명은 지난 1일 중증 장애인 바리스타들을 고용한 ’LIFEPLUS 카페‘의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청각·지적 중증 장애인으로, 바리스타 5명과 매니저 1명으로 구성됐는데 서울맞춤훈련센터를 비롯한 전문 기관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카페 근무 경험을 쌓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도 “고용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 고용률이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2018년부터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미고용 부담금을 내는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장애인 채용에 적합한 직무가 세부적으로 발굴되지 않은 현실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구체적으로 장애인 고용 실천 방법을 알아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부담금 지출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를 계산해 장애인 고용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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