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원들이 불법 조성한 비자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조광국 이지영)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KT에 1심과 같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자금 운용 상황과 정치자금을 기부한 방법 등을 따져봤을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KT는 항소심에서 법인의 정치자금 기부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헌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T 전직 임원 4명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조성한 비자금 11억5000만원 중 4억37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건넸다. 360회에 걸친 ‘쪼개기’ 방식이 사용됐다.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산 후, 이를 팔아 현금화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후 100~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해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쪼개 후원했다.

검찰은 전직 임원과 법인 KT를 함께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임원 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KT는 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책임으로 1000만원을 선고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도 이같은 쪼개기 후원에 이름을 빌려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