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혼자 두지 않았다” 9세 소년의 편지 [튀르키예 대지진]

“우릴 혼자 두지 않았다” 9세 소년의 편지 [튀르키예 대지진]

기사승인 2023-02-19 11:42:28
카간 후세인군이 유엔기념공원에 보낸 감사 인사. 재한유엔기념공원 SNS 캡처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규모 7.8의 강진이 벌어진 튀르키예에서 9세 소년이 한국어로 쓴 편지가 온라인에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후세인 카간군은 유엔기념공원 등 여러 기관에 “튀르키예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17일 재한유엔공원에 따르면 후세인군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당신(한국)은 많은 생명을 구했다. 당신은 우리를 도왔다”며 “당신에게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터키 지진 이후에 여러분들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다”며 “나는 자라서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한국에도 방문하겠다”고 썼다.

재한유엔공원 측은 후세인군에게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평화와 자유를 위협받던 한국을 도와준 22개 나라 중 하나”라며 “우리는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거라 믿는다”고 답장을 보냈다.

명민호 작가가 그린 튀르키예 강진 관련 일러스트. 명민호 작가 SNS

한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 강진이 벌어진 튀르키예에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해 구조 활동을 돕고 있다.

구호대 1진은 7일 튀르키예에 도착해 생존자 8명을 구조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한 후 17일 귀국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방청 등 118명과 구조견 4마리 등이 극심한 추위와 전기·수도 단절 등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강도 탐색 및 구조활동을 펼쳤다.

한국 구조대 활동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형제 국가’로 알려진 한국과 튀르키예의 연대를 조명하는 그림도 널리 퍼졌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과 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 소녀에게 한국 긴급구호대가 물을 건네는 모습이 같은 구도로 그려진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 특히 화제였다. 후세인군도 재한유엔공원에 보낸 메시지에 해당 그림을 첨부했다.

한국은 구호대 1진에 이어 구호대 2진을 튀르키예에 파견했다. 이들은 17일 튀르키예에 도착했으며 향후 현지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해 이재민 구호 및 재건 복구 관련 수요를 파악하고, 튀르키예 측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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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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