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은 밑에서부터…저축은행 연체율 괜찮나 [저축은행 심층분석①]

부실은 밑에서부터…저축은행 연체율 괜찮나 [저축은행 심층분석①]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올해 저축은행업권 전망 부정 평가
당기순이익 감소·연체율 증가…부동산PF ‘뇌관’

기사승인 2023-02-23 06:00:38

<편집자주> 금융업계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각 금융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을 비롯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지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상황은 다르다. 고금리 기조 속 조달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줄어들었고, 연체율 등 건전성도 하락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저축은행 심층분석을 통해 저축은행 업권이 처한 2023년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사진=김동운 기자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업권의 올해 경영환경이 나빠질 것이라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모두 저축은행의 새해 전망을 사업환경 ‘비우호적’, 실적전망 ‘저하’,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산업을 전망하는 온라인 세미나에서 저축은행의 여신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 봤다. 금리상승, 부동산 경기 변동성 등으로 인한 대출 공급 유인 감소, 유동성 부담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외형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 여신포트폴리오 특성 상 전체 여신 내 비중이 높은데,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지표의 방향성은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며 “2023년 PF대출 및 브릿지론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권의 실적은 소폭 감소했다. 9월말 기준 79개 전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339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843억원) 대비 2449억원(15.46%)이 줄었다. 

대형 저축은행들(SBI, OK, 한국투자, 페퍼, 웰컴저축)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9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382억원) 대비 19% 줄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796억원으로 전년동기(995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페퍼저축은행으로 47%나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순이익 하락을 가장 잘 방어했는데, 전년동기 대비 3% 하락한 494억원을 시현했다.

순이익 하락 뿐 아니라 건전성 부문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예금보험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전국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3.0%로 전분기 대비 0.4%p 상승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2.5%에서 0.5%p 증가한 수치이며, 금액으로 보면 3조4345억원으로 32.2%(8359억원) 늘었다. 

BIS자기자본비율도 악화됐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게 8% 이상의 BIS 비율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축은행 전체의 BIS비율은 지난해 9월 12.88%를 기록, 1년 전 13.82%보다 0.94%p 떨어졌다. 2019년말 14.8%였던 BIS비율이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부동산PF의 부실도 저축은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을 말한다. 

금감원이 밝힌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부동산PF 전체 규모는 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5% 증가했다. 이 중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약 3000억원으로 증권사 다음으로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율(75.9%)은 은행(10.5%), 증권(35.8%), 여신전문금융사(39.9%)보다 높은 만큼 부실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 속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본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중채무자 비중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추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부동산PF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건전성에 우려가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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