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초로 인천국제공항에 전용 라운지를 운영했던 제주항공이 이미 지난 2021년 8월에 인천국제공항과 임대 계약을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이 야심차게 선보였던 고객 전용 ‘JJ라운지’가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항공은 국제선 여객 48만3915명을 수송했다. 같은 기간 49만6088명을 기록한 아시아나항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제주항공의 실적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2월(69만4016명)과 비교하면 약 70%까지 회복한 셈이다.
업계는 단 시간 내에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제주항공은 JJ라운지는 코로나 후유증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남짓 운영한 뒤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항공 운항 편수 수요 자체가 끊겨 제주항공은 라운지를 임시 폐쇄한 1년6개월의 기간동안 인천국제공항에 임대료만 지불해 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같은 대형 항공사의 경우 마일리지, 라운지 등 공동 서비스를 제공해 타격이 적었던 반면 제주항공, 에어부산과 같은 저비용항공사는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JJ라운지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4층 면세지역 28번 게이트 부근에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JJ라운지는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제주항공 국제선 이용객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약 550㎡ 규모의 ‘여행의 즐거운 경험이 가득한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오전6시부터 오후10시까지 휴일 없이 운영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제주항공을 타야 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 요소를 추가하면서 인천공항 내 편의시설과 네트워크, 환승 수요 등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오픈 5개월 뒤인 11월, 중국후베이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국내외 항공길이 막히면서 항공사 내 여행객의 발길 끊겼다. JJ라운지는 여행수요가 없는 공항 내 전용 라운지를 잠정 폐쇄한 뒤 임대료를 내오다 2021년 8월 인천공항 내 JJ라운지 계약을 해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JJ라운지를 잠정 폐쇄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수십년간 항공업에 종사한 A씨는 “많은 기대를 모았던 JJ라운지의 실제 오픈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JJ라운지를 비롯해 고객 수요가 많은 인천공항이 한산한 모습은 입사 이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미 2년 전 계약이 해지된 JJ라운지와 관련해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이 의아하다면서도 “야심차게 준비했던 사업인 만큼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라운지가 고객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제주항공은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고객을 위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국제선을 운항하는 항공 편수가 적어 유지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 저비용 항공사들은 국내선을 운영하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선 매출은 저조한 편에 속한다. 전체의 80%가 국제선 매출인 셈이다. 국내선 운영 횟수보다 국제선 매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코로나19 기간 동안 얼어붙었던 여행 수요가 풀리면서 에어부산 김해공항 라운지가 서비스를 재개했다. 에어부산은 이번 운영 재개에 맞춰 베이커리류 메뉴를 다변화했으며, 와인과 안주류를 추가해 주류 서비스를 강화했다.
익명의 항공업계 관계자는 JJ라운지와 에어부산의 엇갈린 행보에 대해 “두 항공사 모두 코로나 기간 전용 라운지를 유지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JJ라운지와 에어부산 라운지는 규모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