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노동계가 정치집단으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는 조직 내부의 불투명한 회계·비리를 지목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달 26~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노동계가 정치집단이 됐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7.8%가 ‘동의한다(적극 동의 37.1%, 다소 동의 20.7%)’고 답했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5.5%(적극 비동의 17.2%, 다소 비동의 18.3%)에 그쳤다. 잘 모른다는 의견은 6.7%로 집계됐다.
노동계가 정치집단으로 변했다고 보는 경향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60대 이상(62.7%), 30대(60.8%), 50대(58.3%) 순으로 집계됐다. 40(53.5%), 18~29세(49.9%)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도 노동계의 정치화를 인정하는 답변이 두드러졌다. 서울(60.8%), 부산·울산·경남(59.4%), 대구·경북(59.2%), 인천·경기(57.1%)였다. 충청권과 호남권도 각각 55.3%, 54.5%로 동의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극명하게 답변이 갈렸다. 보수층에서는 동의 여론이 69.7%로 압도적이었다. 중도층에서도 60.4%가 ‘노동계의 정치화’에 동의했다. 다만 진보층에서는 비동의 응답(55.0%)이 동의 응답(35.2%)을 앞섰다.
같은 조사대상에게 ‘최근 노동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를 물은 결과, ‘조직 내부의 불투명한 회계나 비리’를 꼽은 응답자가 27.2%로 가장 많았다.
‘하청 노동자나 비노조원의 이익 탈취’를 꼽은 답변은 17.7%였다. 이어 ‘하부조직 위에 군림하는 조직의 비민주성’ 16.1%, ‘노조원 채용요구와 금품요구 등 불법행위’ 12.7%였다. 기타 16.6%, ‘잘 모르겠다’거나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는 9.6%였다.
연령대별로는 답변이 갈렸다. 30대(34.0%)와 50대(26.2%), 60대 이상(31.8%)은 노동계의 주된 문제점으로 ‘조직 내부의 불투명한 회계나 비리’를 지목했다. 다만 40대에서는 ‘하청 노동자나 비노조원의 이익 탈취’ 답변이 22.9%로 우세했다. 이는 오차범위 안이다.
지역 전반에서도 조직 내부 비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인천·경기(30.9%), 대구·경북(29.0%), 부산·울산·경남(28.2%), 서울(26.3%) 였다. 다만 호남권에서는 ‘하청 노동자나 비노조원의 이익 탈취’를 꼽은 답변이 36.6%로 가장 우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100%)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7%,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