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 한국본부장이 미국에서 체포됐다. 법무부가 이씨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지 17년 만이다.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미국 당국과의 공조 끝에 미 뉴저지주에서 이씨를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스티븐 리는 지난 2005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엄청난 차액을 남기고 철수했다는 ‘론스타 먹튀’ 의혹의 핵심 인물론 꼽힌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매각하는 과정에서 스티븐 리가 한국 정책 당국자, 금융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계약의 긴밀한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의 고발에 지난 200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미 그는 2005년 9월 미국으로 도피한 뒤였다. 이에 검찰은 2006년 스티븐 리를 기소 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당시 검찰은 이씨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리는 지난 2017년 8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한국 법무 당국이 이를 뒤늦게 인지해 현지에서 석방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새 지휘부를 구성하고 론스타 사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법무부 차관은 올해 2월 일본에서 개최된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 참석,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양자회의를 개최해 “스티븐 리 범죄인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협조해 이씨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신속하게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