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국회의원 시절의 경험을 빗대 내년 예산 10조원 확보를 위한 꿀팁을 제공했다. 예산을 따낼려면 '논리'와 '명분'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6일 오전 도청 대회의실에서 두 번째 과장 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 예산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10조 목표를 달성하려면 10조 4000억 정도의 계획을 내놔야 달성할 수 있다”며 “오는 4월부터 부처 예산편성 심의가 들어가는 때 도의 사업과 예산이 정부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의 국회의원 시절을 예로 들며 “국회에서 예산정책 설명회를 하는데 사전에 예산과 사업 등을 사전에 지역 국회의원에게 제대로 이해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도로나 철도 등 SOC 예산 신청 때 600억원을 달라고 하면 국토부에서는 찔끔찔금 지원한다. 적어도 1000억원 정도 요구해야 그나마 600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긴축재정이 예고됐지만 내년에 총선이 있다. 돈을 풀 수 밖에 없다“면서 ”큰 그림을 그려 강하게 나가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코치했다.
본격 간담에 앞서 김 지사는 “과장급 직무성과 과제 계약으로 걱정하는 공무원이 많은데 연봉 손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육사이전, 석탄폐쇄지역 등 3~4월 중 계획된 일이 많은데 이 사업들은 거시적으로 볼 때 충남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라며 함께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김 지사의 모두발언에 이어 과장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인구정책과장은 "지난해 충남 인구는 3780명이 증가했지만 청년층은 도리어 줄었다"며 "일자리와 경제, 의료, 복지, 문화 등 융복합할 수 있는 협력사업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도정 첫 번째 과제라고 공감을 나타냈다.하지만 김 지사는 "저출산문제는 국가적인 어젠다로 도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그 대안으로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통한 청년농부 유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금전적인 지원 대신 농업의 유통시스템을 개선하고 수출길을 터 젊은 농업인 1만명이 들어올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빈 독에 물을 붓듯 직불금이나 보조금 등 현금을 배급주듯 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이제 농촌도 공무원이 정년퇴직 하듯이 농업인도 75세 정도면 은퇴해서 여행도 다니고 파크골프도 치러 다니는 등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MZ세대와의 갈등과 해법도 화제로 부상했다.
한 과장은 김 지사에게 MZ세대의 ‘3유’라는 신조어를 들어보셨냐고 질문한 뒤 ‘이걸유?’, ‘왜유?’, ‘내가유?’라며 젊은 공무원들과의 팀워크 발휘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과장은 "전체 공무원의 33%가 육아 등의 문제로 휴직에 들어가며 다른 직원들 입장에서는 내 일이 늘어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년 이내에 공무원의 50%가 MZ세대가 차지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에 김 지사는 “과장들은 엄격한 규율 속에서 살아와 불쌍하기도 하고 격려받아야 할 분들이다”고 이해를 표하면서 “앞으로 젊은 신규직원들과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젊은 공무원들이 직장예절이 없다고 하지만 당당하고 솔직한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 과장들은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할 말을 하지 않는다“며 직격한뒤 ”다 여러분의 조카고 자식같은 공무원이다. 옛날에도 젊은 것들은 싸가지 없다고 했다“면서 MZ세대 공무원을 위한 변명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 환경은 누가 만들었나. 우리가 만든 것이기에 반은 우리 책임“이라며 ”함께 협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자“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다시 인사 문제를 꺼내며 ”인사에서 본인 생각과 달라 소외되고 서운한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절대 원칙과 상식에서 벗어난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뒤 산하기관에 캠프 인사 등 낙하산 인사는 단연코 없다"고 밝혔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