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유출 의혹’ 넥슨·아이언메이스, 소송전으로 번진 ‘진실 공방’

‘프로젝트 유출 의혹’ 넥슨·아이언메이스, 소송전으로 번진 ‘진실 공방’

기사승인 2023-03-10 16:52:26
다크앤다커.   스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게임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성남시 분당구의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에서 유출한 데이터를 게임 개발에 사용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수사는 넥슨이 '다크 앤 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넥슨은 앞서 2021년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A씨가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했던 미출시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넥슨은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아이언메이스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넥슨

넥슨 “프로젝트 유출 정황 찾았다”

넥슨은 P3 프로젝트 개발 중 리더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서버에 무단 반출했다고 보고 있다. P3는 2020년 7월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다. 지난해 8월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넥슨 P3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넥슨은 2021년 7월 관련 조사를 착수했으며, A씨를 징계해고했다. 같은해 8월 회사는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넥슨코리아 감사·법무실은 지난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며 “유출 관련된 각 주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공지문에 따르면, 넥슨은 P3 프로젝트 리더였던 A씨가 프로젝트 개발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것과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외부에서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해 징계 해고했다.

넥슨은 “A씨 징계 해고 후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인 기획파트장 B씨 등 P3 인력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며 “당시 회사를 떠난 직원 대부분이 현재 아이언메이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아이언메이스가 회사 설립 10개월 만에 다크앤다커의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거의 모든 부분이 P3 프로젝트와 매우 흡사하다. 독립적으로 개발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는 자체 개발…넥슨, 협업 제안하며 회유도”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는 자체 개발한 게임”이라며 넥슨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의 입장문 발표 하루 뒤인 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상대(넥슨)는 도를 넘는 언론 플레이를 하며 대중이 상황을 사실과 다르게 인지하도록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게임 개발 과정에서)부적절한 영업비밀을 사용한 적 없다. 필요하다면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 주장을 입증할 것”이라고 알렸다.

다크앤다커의 모든 부분이 P3와 유사하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1차 압수수색 당시 소스코드 및 아트 리소스, 기획서 등 내용을 모두 수사 당국에 공개했으나, 소송 당사자 개인의 조사에서 P3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문제 삼은 내용 역시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아이언메이스는 “이제는 상대가 이런 방식으로 우리 업무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상대는 당사에 협업을 제안하며 회유를 시도한 것은 물론, 여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횡포에 궁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펼칠 것이라 경고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대립, 3자 관여 의혹도

한편,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대립에 3자가 관여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이언메이스가 보낸 이메일 입장문에는 ‘@hybecorp.com’로 된 메일이 해당 메일의 수신인에 포함됐다. 이는 정우용 하이브IM 대표가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로 밝혀졌다. 

하이브IM은 하이브가 게임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정 대표는 넥슨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 모바일’ 디렉터를 역임한 바 있다. 

하이브IM이 아이언메이스와 관계가 있다면 이번 사태는 넥슨과 하이브의 구도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하이브IM은 아이언메이스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아이언메이스가 배포한 이메일에 정 대표가 포함된 것은 단순 실수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하이브IM은 “아이언메이스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업 가능성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협업 논의를 철회했다”며 “아이언메이스가 배포한 메일에 당사의 주소가 들어간 배경은 알지 못하지만 단순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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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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