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의 ‘인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산업 성장 속도 대비 인력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국내외 공장을 가동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업무에 투입될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대세가 되면서 배터리 생산량 규모가 늘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대비 68% 증가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지난 2020년 461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3517억 달러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기차 보급률은 2030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측은 “지난 1년간 국내 배터리 3사는 신규 인력을 3000명 넘게 충원했다”면서도 “여전히 연구 인력만 매년 3000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취업 희망하는 2030
세계적 흐름에 맞춰 배터리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열기도 뜨겁다. 지난 15일 열린 ‘2023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채용박람회를 진행했다. SK온의 경우 사전 접수로 140명을 받았지만, 현장에서 추가로 160여 명을 받아 총 300여명을 상담했다.
청년들은 전도유망한 배터리 분야 취업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김우탁(25)씨는 “배터리 시장이 커져서 관련 업계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업계 전시회를 다니고, 학교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과대학을 졸업한 김소리(24·여)씨는 “생산 기술직은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 문과생도 지원할 수 있는 분야로 지원하려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전자, 화학 관련 전공자 비중이 높긴 하지만 경영 기획·지원이나 해외 사업 쪽을 희망하는 문과생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산업의 인재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제2 외국어 능력’을 우대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 대규모 배터리·소재 공장을 지으면서 현지 언어에 능통한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지만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까지 뻗어나갈 전망이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이 있으면 좋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 국내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 도입
배터리 3사는 국내 대학들과 연계해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KAIST, 한양대,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 등과 배터리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협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서울대, 카이스트(KAIST), 포항공대(포스텍), 한양대 등과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포항공대 관계자는 “2차전지 연구 센터가 처음 운영됐던 2016년에는 연구 과제만 운영했지만, 2022년부터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추가됐다”며 관련 기업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