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짓밟은 목포시청 공무원

민주주의 짓밟은 목포시청 공무원

심야 시의원 협박 만행…과도한 자료요구 등 업무상 갑질때문?

기사승인 2023-03-23 17:11:22
한밤중 시의원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목포시청 공무원이 대기발령 됐다. 사진=고경욱 목포시의원
한밤중 시의원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목포시청 공무원이 대기발령 됐다.

전남 목포시는 22일 목포시청 김 모(6급) 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목포시의회와 목포시 등에 따르면 고경욱 의원 소속 상임위원회 소관 부서 공무원인 김 팀장이 시정질문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후 10시 3분, 고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 의원은 밤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후 ‘밤길 조심해라, 영업장을 폭파하겠다, 삽들고 처들어간다’는 등 욕설과 협박이 담긴 문자와 부재중전화가 다음날 오전 12시 30분경까지 2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이같은 사실은 21일 시정질문장에서 고 의원의 폭로로 공개됐다. 

목포시의회는 23일 시의회 의원 일동 명의로 낸 “집행부 공무원의 시의원 협박에 대한 목포시의회 입장문”을 통해, 목포시의회와 목포시민에 대한 사과, 목포시의회의 실추된 명예를 즉각 회복하는 타당한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목포시에 요구했다.

입장문에서 “목포시의회는 목포시민의 정당한 참정권 행사로 부여받은 대의기관이다. 공무원이 시의원을 협박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목포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중대한 침해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같이 요구했다.

또 이번 사건의 발단은 시의원이 자료요구를 명분으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괴롭혔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시의원의 자료 요구는 더 나은 목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정당한 권리이자 의원으로서의 필수 의무사항이며 엄연히 지방자치법에도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부의 현안업무에 대한 노고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행정편의를 이유로 정당한 자료요구를 거부하거나 그에 대한 불만을 갖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팀장은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목포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목포시축제추진위원회 38명의 위원 중 임기만료로 6명이 해촉됐으며, 이는 임기 만료에 따른 당연한 해촉이었음에도, 고 의원이 특정 위원의 해촉을 문제삼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한 목포시민은 이번 사건과 관련 “심야에 폭언과 협박을 가득 담은 문자로 만행을 저지른 것은 그 상대가 누구든, 어떤 이유에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의원의 부당한 갑질을 주장하는 공직자의 자세로는 더더욱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목포=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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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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