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조합 해남군수협 박병찬 조합장

100년 조합 해남군수협 박병찬 조합장

고정‧시설투자 수협이 전담 어민 투자 부담 줄일 것…식품단 운영 방법 개선으로 활로 찾자
“어업인과 함께 성장하는 해남군수협으로, 앞으로의 1000년 항해를 이어가는 게 목표”

기사승인 2024-07-05 15:42:11
박병찬 조합장. 해남군수협

1924년 11월 1일 북평면 남창리에 조합사무소를 두고 500여 명의 조합원으로 조직한 북평어업조합이 100년을 맞으면서 조합원 2400여 명, 자산 6589억 원(2023년 하반기 경영공시 기준) 규모의 해남군수협으로 변모했다.

한때 경영위기를 겪으며 수협 본점 건물을 매각하고 창고로 사무실을 옮기는 수모(?)까지 겪었지만, 각고의 경영개선을 통해 지난해 결산 결과 ‘10년 연속 흑자’라는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00년을 달려온 해남군수협이 1000년 항해를 시작하는 곳에서 박병찬 조합장을 만났다.

박 조합장은 “해남군수협이 100년을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이제 100년을 넘어 험난한 파도와 태풍에 대비하고 다시 힘찬 1000년의 여정을 위해 더욱 정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남군수협의 슬로건 ‘어업인과 함께海, 성장海, 행복海’를 실현하기 위해 청년이 돌아오는 수협, 모두가 잘 사는 어촌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정 투자와 기반 시설은 수협이, 이용은 어민이 하는 사업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냉동창고를 추가로 시설해 단기간 간헐적으로 필요로 하는 어민에게 최소의 비용만 받고 임대하거나, 전복 유통을 위한 탱크 시설도 충분히 확충해 양식 어가에서 유통을 위해 필요로 하는 기간 동안 실경비만 받고 임대하는 등 어민들이 상시 이용하지 않지만 꼭 필요로 하는 시설을 수협이 투자해 어민들의 고정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해남군수협은 실제 시험모델로 임대선박 2척을 건조해 어업인에게 임대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어민의 창업 비용을 2~3억 원에서 2000~3000만 원으로 10배 이상 줄여 신규 진입과 빠른 성장을 돕는게 목표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제적 역량이 부족한 청년 어업인이나 귀어인, 자금력이 부족한 어업인을 위해 해남군 등 관계 기관과 연계해 정부의 저리 정책자금 확보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보다 다양한 2차 가공을 통해 소비자의 필요에 맞춘 맞춤형 생산과 지역 소비처부터 확보하는 등 유통망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임가공 등 운영 방법도 다양화해 새로운 소득 창구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해남군수협

공평과 투명도 강조했다.

어업인도, 조합도 모두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박 조합장은 모든 조합원 지원 사업은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지원 내역은 모두가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해 두고 있다. 

특정인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려줄 수 있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박 조합장은 또 지난해 6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해남군식품산단내 수협식품단이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조만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다 다양한 2차 가공을 통해 소비자의 필요에 맞춘 맞춤형 생산과 지역 소비처부터 확보하는 등 유통망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임가공 등 운영 방법도 다양화해 새로운 소득 창구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병찬 조합장은 지난 1년을 “평생 먹을 욕 다 먹고, 평생 할 부탁 다 해본 1년”이라고 돌이켰다. 바로 만호해역(마로해역) 어장권 분쟁 이야기다.

지난 1일 해남과 진도군 수협과 어민 등 관계자가 모여 합의서에 서명했다. 물론 2030년 다시 협상 해야 하지만, 양측의 분쟁으로 지난해 김 농사를 하지 못했던 어란 어민들은 이날 합의로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박 조합장은 진도대교를 문지방 넘듯 수시로 건넜지만 늘 진도군수협 김기영 조합장의 지지와 약속을 지켜주기 위한 듬직한 배려에 힘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또 곁에서 묵묵히 함께 해준 해남군수협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박 조합장은 앞으로 신규 면허지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싶은 어민들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박 조합장은 돈 많이 버는 수협이 아니라 조합원과 어업인이 돈 잘 버는 어촌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어업인의 소득 증대에 기여해 함께 성장하는 해남군수협으로, 앞으로의 1000년 항해를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남=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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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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