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안 걸어놓은 정당 현수막 옆을 지나가다가 끈에 걸려 넘어졌다”
“건물 2층에서 장사를 하는데 정당 현수막이 간판이나 영업장을 가다”
정치 구호를 선전하기 위해 내건 정당 현수막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가 일상생활에서 불편하게 작용되면서 비판과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회는 이 같은 목소리를 듣고 법 개정 4개월 만에 대안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1일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정당 현수막 제한이 풀렸다. 개정안에 따르면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설치하는 현수막은 신고 및 금지‧제한 적용을 배제하게 돼 있다. 개정 이전엔 정당 현수막도 일반 현수막처럼 신고를 거쳐 지정된 게시시설에만 설치하게 돼 있었다. 개정 이후 정당 현수막은 신고를 거치지 않고 장소와 제한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정당 현수막에 정당 명칭과 정당‧설치 업체 연락처, 표시기간을 기입하고 표시기간은 15일 이내로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당 간 마찰이 계속되자 행정안전부는 정당 현수막 관련 지자체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각 지자체는 정당 현수막 관리 강화 필요성을 공감하고 허용 범위에 대한 시행령 위임 근거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현행 규제 방안인 표시방법과 기간 외에도 장소, 수량, 규격 등의 추가 규제를 희망했다.
전문가는 정당 현수막 난립에 대해 비방이 아닌 정책 홍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문구들이 너무 자극적이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내용이 많다”며 “정책 중심으로 가야 한다. 또 요즘은 SNS 등을 통해서 홍보를 할 수 있는데 벽보나 현수막으로 한다는 게 시대적으로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구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고 비방하는 게 많다”며 “정책 중심 현수막만 걸릴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 역시 정당 현수막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논의 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자체에 정당 현수막 관련 심의위원회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같은 날 쿠키뉴스에 “지자체로 너무 권한을 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정당 간 비방 등)서로 공격하는 문제가 생긴다면 지자체에서 심의위원회를 두어 따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 현수막 공방으로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차량 진행 방해 등의 안전위협, 소상공인 가게 상호를 가리는 것 등을 배제할 내용이 정확히 있어야 할 거 같다”며 “또 (지역별 정당끼리)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 개정보단 행안부 시행령 등을 통해 지자체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법 시행을 한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일단 행안부와 지자체가 법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며 “행안부가 (지자체에) 지침 권고를 하던지 시행령을 조금 더 넣어서 관리를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