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부장' 대체하는 인도…한국시장, 인건비가 '발목' [가봤더니]

중국 '소부장' 대체하는 인도…한국시장, 인건비가 '발목'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3-04-14 06:00:16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붐업코리아 수출 상담회 개막식.   사진=조은비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ICT, 소비재, 바이오 등 주요 산업 해외 바이어 400개사와 국내 기업 1500여개사가 한자리에 모인 ‘2023 상반기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가 13일 폐막했다.

이번 수출상담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주최로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개최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열린 국내 오프라인 수출상담회 중 최대 규모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 소프트뱅크, 인도 에너지·철강 대기업 베단타, 독일 최대 유통망 중 하나인 치보(Tchibo)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3500여건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2023 상반기 붐업코리아 수출 상담회에 참석한 베단타 관계자. (왼쪽부터) Anton Arputhanayagam, Jonathan Lan.   사진=조은비 기자 

◇ 新 글로벌 물류 체인으로 떠오른 ‘인도’   

이번 수출상담회에서 비즈니스 상담이 끊이지 않았던 곳은 인도 에너지·철강 대기업 ‘베단타’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오늘까지 30분마다 비즈니스 상담이 잡혀있고 하루 평균 약 30팀이 예약했다. 

코로나19로 중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글로벌 물류 체인에 제동이 걸렸던 데다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는 중국을 대체할 내수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중국이 국민소득 1만불 시대가 열리면서 인건비가 많이 오른 것도 이유다. 

이번 수출상담회를 위해 방한한 인도의 베단타 그룹은 연 매출 170억불 이상의 대기업으로 다각화된 글로벌 천연자원 개발을 통해 석유, 가스, 구리, 철광석, 재생 에너지 및 디스플레이 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디스플레이 유리기판 제조사인 '아반스트레이트'를 인수했고,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된 한국·일본·대만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바이어가 베단타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지고 있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오후 1시쯤 베단타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진 한 테크 회사는 고정밀 베어링과 감속기를 생산해 삼성 하이닉스와 대만, 중국 반도체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저희가 적용하려는 부분이 인도에서는 2025년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 샘플 제공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 상황에 대해서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중국으로 나가는 물량이 굉장히 중요한데 외교적 문제가 많이 생겨서 국내에서 소비되는 물량만으로는 소화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고 물량이 30주 이상 쌓여있다고 덧붙였다. 

이 테크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은 다른 산업보다 굉장히 폐쇄적”이라며 “폐쇄적이기 때문에 반도체 강자가 됐지만 공유가 안 돼서 협력이 어렵다”고 국내 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 자국 우선주의 확대 흐름…인건비가 관건 

베단타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진 또 다른 반도체 관련 회사는 “제조업에서 인건비는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나라는 인건비 부분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100원에 상품을 납품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해외에서 60원에 납품받을 수 있다면 자국에서 납품받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코트라(KOTRA) 수출전문위원은 공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인건비’라며 “풀 오토메이션(자동화)은 일정 부분 가능하겠지만 완전한 자동화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그 기계를 점검하거나 다룰 사람이 필요해 인건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 상반기 붐업코리아 참가자들이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국내외 바이어들과 기업들이 상담하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주최로 이틀간 열리는 이번 수출상담회에서는 총 127건의 8300만달러 규모로 수출계약 및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코트라는 이번 행사를 통해 1억달러 내외의 수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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