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국내 경기 회복세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민간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수출의 큰 폭을 차지하는 대중무역의 회복도 올해 하반기에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실린 ‘최근 펜트업 소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218개 품목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중 신용카드 결제액은 전년동기대비 6.0% 증가해 지난해 4분기(2.3%) 대비 3.7%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에 대해 외식, 숙박, 화장품, 의복, 신발 등 대면활동 비중이 26.9%로 3.3%p 늘어나는 등 대면활동 소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방역조치의 추가 해제 이후 대면활동과 관련된 소비활동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가 지난 1월 30일부터 해제된 이후 경제주체들의 외부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이·미용, 화장품과 같은 외모 관련 카드 결제액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외식·숙박 및 의류 관련 카드 이용액도 크게 늘었다.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지자체의 문화행사 본격 재개도 대면 활동 소비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한은은 대중 수출은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은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보면 중국경제는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파급영향을 보여주는 수출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부문별로 보면 기계, 철강 등 비IT 부문이 최근 들어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등 IT 부문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중 수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이차전지 재료 등 원자재 수입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이에 1분기 중 대중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에도 중국정부의 단체관광 불허 및 한중간 항공편 부족 등으로 회복이 더뎌 전체 방한 관광객 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수요는 크게 늘어나면서 여행수지가 지난해보다 악화되고 있다.
임근형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중국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중국경제의 내수 중심 회복과 IT 부문 등에서의 높은 재고 수준에 주로 기인하며 그간 중국의 자급률 상승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대중 수출은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시점 및 속도와 더불어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이 대중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관광객 회복 여부도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