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도 워낙 높아진 상황에서 짧게 일하고 갑자기 그만두는 아르바이트생들도 많아서 채용 스트레스가 커요. 요새는 무인점포가 대세라는데 다 그런 이유에선지 싶기도 하고.”
유통업계가 인건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관리, 식습관 개선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 산업에 여러 혁신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 분야다. 로봇, 사물인터넷(IoT), AI 기술의 고도화로 푸드테크 산업은 확장되는 추세다. 좁게는 식당이나 식품 제조 공장, 식료품 유통업체 등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3017곳을 대상으로 인력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리 분야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답변 비중은 51.9%에 달했다. 또한 ‘서빙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도 56%에 달했다.
지난 2020년 같은 조사(조리 43.6%·서빙 45.3%) 대비 구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식업주들이 크게 늘었다. 전체 외식업체 중 73.8%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업계는 푸드테크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17년 2110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019년 2380억달러로 12%가량 성장했다. 2021년엔 2720억달러까지 덩치를 키웠고, 올해는 3110억달러로 3000억달러를 넘어서 오는 2025년까지 36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서빙로봇사업부를 독립법인인 ‘비로보틱스’로 분사하고 서빙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음식점주는 월 단위 로봇 렌털료를 내면 음식을 나르는 일을 하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다.
단체 급식 업체 아워홈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외식산업 인력난 해결 관련 연구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아워홈은 2027년 12월까지 4년여 간 진행되는 이번 연구개발 총사업비 규모는 약 36억6000만원이다.
아워홈은 향후 △푸드테크 통합 플랫폼 △모바일 기반 범용 주문시스템 △자동화 조리 로봇 및 개인 맞춤화 시스템 개발 △인공지능(AI) 개인 맞춤형 레시피 추천 △인력 투입 최소화를 위한 자동조리시스템 구축 △간소화 식재 개발 △메뉴 판매 리얼타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조리 로봇과 조리과정 세분화를 통한 공정별 소도구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푸드테크는 개인별 건강을 고려해 맞춤형 식자재 추천까지 해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CJ프레시웨이가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2월부터 AI 식자재 주문 시스템 온리원푸드넷을 운영 중이다. 온리원푸드넷은 CJ프레시웨이의 1만4000여개 고객사가 이용할 수 있는 식자재 거래 시스템이다. CJ프레시웨이는 고객사 정보와 구매 이력 등 데이터를 축적하고 맞춤형 식자재를 추천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온리원푸드넷에 도입했다.
푸드테크는 최근 대체 식품으로까지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체 식품은 식물이나 곤충에서 단백질을 추출(분리)해 가공하는 기술을 활용한 먹거리다. 식물 추출 단백질을 쓴 식물성 고기·계란·유제품까지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이나 신세계푸드 등 식품 제조사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대체 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내고 떡갈비, 스테이크 등을 출시했다.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낸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베러미트’를 론칭한 이후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기업 구내식당과 스타벅스에 자체 개발한 돼지고기 대체육 슬라이스 햄을 납품하고 있다. 가공육 캔햄과 맛과 식감이 유사하고 상온으로 유통, 보관할 수 있는 런천 캔햄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료비를 비롯해 인건비까지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인해 관련 업계 종사자는 수익성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가 연구되기 시작했고, 최근 코로나를 겪어오면서 점차 실사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기계가 인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면서 “예를 들어 위생과 균일한 맛을 내는 데에 있어서는 인간보다 더 깔끔하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운영자 입장에서 인건비에 대한 부분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운영비용 절감 장점도 크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