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24일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회복에 대해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선전선동에 앞장섰다”고 맞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검찰에 송치된 지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아 또다시 대통령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지 않고 선전선동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바로 직전 문단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든 현안 문제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민주당은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고 반일감정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민주당 상황이 지금 경각에 달렸다지만 일본 이야기만 나오면 보고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에 빠져 완전히 이상을 잃었다.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의 의미를 단 한 번만이라도 실천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오늘 일부 언론들은 대통령의 WP 인터뷰를 인용해 ‘100년 전 일로 일본이 사과해야한다는 생각 못 받아들여’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쏟아냈다”며 “이는 전후 맥락을 모두 삭제하고, 구체적인 윤 대통령의 표현까지 자의적으로 편집한 매우 심각한 왜곡 보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을 보면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한일 외교관계가 ‘절대적’ ‘무조건’과 같은 정치적 주장에 갇혀 극단적인 대립에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며 “외교 관련 보도일 경우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WP 인터뷰를 통해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유럽의 역사는 유럽의 특수성이 있고 한일의 역사는 한일의 특수성이 있다. 그리고 2차 대전 이후 처절할 정도였던 독일의 과거사 반성을 알긴 하는가”라며 “일본은 지금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를 위해 일본을 용서하라는 말인가. 그 미래는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라고 의심이 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참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입리스크를 터뜨렸다”고 비판했다. 위선희 대변인은 “국민을 폄훼하고 국격을 실추시킨 망언”이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무릎 꿇고 국민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