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또다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수십억대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지도부의 대처가 적극적이지 않다며 이재명 대표 사퇴론까지 언급됐다. 당초 당 일각에선 지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가 선제적인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 이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윤리감찰단과 진상조사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의원들은 진상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의원총회에서 20명 넘게 김 의원이 그냥 탈당하게 두면 안 된다. 진상조사 해야 된다 등의 여러 성토가 이어졌지만 이재명 대표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당내 다툼이 또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지도부가 죽기 살기로 나서서 비리를 척결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다른 재선의원은 “당 지도부가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사퇴 요구도 잇따라 나왔다.
또 당내 의원들은 이날 쇄신 의총에서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쇄신 결의안에 담자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사실상 거절한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쇄신안에 넣을 내용 중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의원들의 요구사항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담기지 않아 여러 의원들도 불만을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제소를 이미 한 상태니 우리가 다시 제소하는 것보다는 그냥 국회윤리특위 위원장이 우리 당의 변재일 위원장이니까 빨리 소집해서 이 건만 빨리 처리하자 이런 얘기까지 있었다”며 “그런데 이건 아예 빠지고 결의안을 보면 김남국 의원의 이름도 없다”고 지적했다.
당이 발표한 결의안에는 김 의원에 대한 추가 조사, 공직자 재산 신고에 가상자산 포함, 당 윤리기구 강화 등이 담겼지만 이같은 내용은 빠진 것이다. 이에 당 지도부 측은 김 의원의 윤리위 제소 방안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이날 “어제 쇄신 의원총회 결의안에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관련 내용을 이재명 대표가 반대해 빠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당내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의총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진상조사단은 김 의원에 대한 협조 여부부터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상조사단 내 한 의원은 “당장 오늘부터 조사를 시작한다 이렇게 될 순 없다. 김 의원의 협조 여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협조를 한다면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