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이 마무리됐다. 새롭게 바뀐 사외이사 추천 제도는 KT 지배구조개선의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16일 오후 사외이사 추천 접수를 종료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방문과 우편을 통해 접수받았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 절차는 KT ‘뉴거버넌스 구축 TF’의 개선 방안에 따라 진행됐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는 기존 포함됐던 사내이사 1인 빠지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 후보군 확보 방안도 기존 풀·서치펌에 주주 추천이 더해졌다. 후보군 평가에도 인선자문단의 1차 정량평가가 추가됐다. 추천 루트 또한 공개된다. 확정된 사외이사 후보는 다음 달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모든 주주에게 추천권을 주었기에 사외이사 후보군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기준, KT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 누구나 추천 가능하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와 KT소액주주모임에서도 후보를 각각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추위에서 사내이사가 배제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KT는 앞서 “외부에서 제기된 경영진의 내부 참호 구축 문제를 해결하고 후보 심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사내이사의 참여를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휩쓸릴 우려가 커진 거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정부의 입장과 결을 같이 해왔다.
전문가들은 KT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외이사 구성에 있어 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현재 지배구조 개선 방향은 올바르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정부·국민연금 등의 입김에 휩쓸리지 않도록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내부 이익집단을 깨는 일에 외부 이익집단이 간섭할 수 있기에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영도 상명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소유분산기업 구조인 금융권과 포스코에서도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한다. 사추위 역시 사외이사로만 구성된다”며 “내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던 기존과 달리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맞춰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KT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 자체가 정권의 압력으로 인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KT 대표이사 선임은 3번이나 어그러졌다. 대표가 부재한 비상경영체제가 가동된 상황이다. 같은 날 검찰은 KT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KT 본사와 계열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내 경영이 불안한 상태일수록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TF 구성에도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TF가 KT의 명운을 좌우하는 게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