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서거 4주기를 기념한 성평등 정책 국회 토론회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평생 여성 차별을 해소하고, 여성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해 온 이 여사를 추모하고 또 표면적으로만 이뤄진 성평등을 내실화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로 여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이 다수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을 비롯해 김홍걸 국회의원 등이 자리했으며, 설훈 민주당 의원과 김정호·양정숙 의원들도 찾아 토론회를 축하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아들인 김홍걸 국회의원과 김영주 국회부의장,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본격적인 주제 발표 전 대한민국의 여성 인권 향상에 이바지한 이희호 여사를 기리고 감사하는 메시지들이 나왔다.
이 여사의 아들인 김홍걸 국회의원은 환영사에서 “저의 어머니 고(故) 이희호 여사는 여성 인권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전인 일본 식민지하에 태어났지만 서른을 훌쩍 넘겨 미국 유학 후 YWCA에서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행태를 보인 이들에 대한 낙선 운동을 전개했다”며 “아버지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단순한 부부를 넘어 동지였고, 역사적인 가족법 개정과 여성가족부의 탄생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생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성평등에만 헌신하신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미투 운동이 벌어질 때도 여성들이 부조리에 정면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반가워하셨지만 그럼에도 세부적인 면에서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뒤쳐진 현실에 앞으로 이러한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은 개회사에서 “이희호 여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평생을 여성 인권, 민주주의, 평화운동에 헌신한 여성 인권운동가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행사를 통해 성평등을 향한 헌신과 열정을 생각하면서 노동시장에서 성평등을 위한 법제의 역사, 성별 격차 현실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 등을 모색해보자”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아니었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세계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었겠느냐”며 “이 여사 덕분에 대한민국 여성 인권이 얼마나 진전됐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토론회가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차인순 의정연수원 겸임 교수(前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두 가지 주제 발표가 펼쳐졌다.
박선영 선임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노동시장의 젠더평등을 위한 법제의 발전과정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전윤정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은 ‘성별 격차 현황과 성별공시제도 도입을 위한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김난주 성평등정책위원(한국 YWCA), 양승엽 부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 배진경 대표(한국여성노동자회), 윤수경 과장(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조선경 과장(여성가족부 여성인력개발과) 등이 패널로 나서 자율 토론회를 진행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