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의 배신? 정말 그럴까 [알기쉬운 경제]

특례보금자리론의 배신? 정말 그럴까 [알기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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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3-06-04 06:00:08
주택금융공사 제공.

최근 기준금리가 연이어 동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도 곧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죠.

이런 추세는 시장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올라가던 대출금리는 윤석열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과 맞물려 점차 하락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6%대를 넘어 7%대에 진입할 뻔 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진 것이 6월 금융시장의 상황입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변동형 연 3.94~6.87% △고정형 3.71~6.15%로 하단이 4%대 이하로 내려간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올해 인기몰이를 했던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비판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시장금리는 이렇게 꾸준히 떨어지는데, 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그대로냐 이거죠. 올해 1월 금융위원회와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면서 금리를 일반형 4.25∼4.55%와 우대형 4.15∼4.45%로 책정한 이후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진행한 뒤 금리를 꾸준히 동결했습니다.

6월에도 금리가 동결됐습니다. 이번 금리 동결로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 4.45%(50년)의 금리가 유지됩니다. 이것만 두고 보면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변동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죠. 이를 두고 일부에선 ‘특례보금자리론이 배신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억울합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여전히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도는 높기 때문입니다. 

일단 시중은행의 주담대의 고객의 대부분은 신용점수가 높은 ‘우량 고객’들입니다. 신용점수가 상위 5% 이내이며, 아파트 등의 우량 담보일 경우 3%대 후반의 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5대 시중은행 주담대 고객 평균 신용점수는 901~922점으로 집계됐습니다. 900점 이하의 차주들은 4%대 중반, 혹은 그 이상의 주담대 금리를 이용하거나,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2금융권의 주담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대출금액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DSR(총부채상환원리금)이 40%가 적용되는 규제가 있습니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는 말이죠. 예를 들자면 예를 들어 연봉 6000만원 차주의 경우 DSR 규제에선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인 2400만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기존 5000만원 신용대출(연 5%)이 있을 경우, 이미 DSR이 22.6%를 넘어 주담대를 연 4.5%, 40년 만기 조건으로 받더라도 추가 대출을 2억3000만원밖에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죠.

반면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DSR규제가 없습니다. 대출 요건만 맞는다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에서도 DSR 미적용이라는 특성이 특례보금자리론에서 일반 주담대로 넘어가지 못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가장 큰 장점은 DSR 미적용으로 만약 더 낮은금리, 더 좋은 조건으로 특례보금자리론에서 일반 주담대로 이동한다면 DSR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출금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기존 신청자들과 형평성 문제도 빠질 수 없습니다. 이미 신청액 기준 공급 목표 금액의 약 80%가 충족됐는데, 금리를 추가로 낮추면 기존 신청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특례보금자리론은 고금리 시기에서 금리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시기 ‘중간 다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인상기에 고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일각에선 가팔랐던 금리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주담대 금리가 안정화되면 기존 차주들이 시중은행으로 돌아가는 건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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