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가 조선시대 위인인 '오성과 한음'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포천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성과 한음 캐릭터를 활용한 홍보 동영상 여러 개를 게재했다.
이 동영상에서는 오성과 한음이 배가 불룩하게 나온 채 트레이닝복을 착용하고 챌린지 등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됐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오성과 한음이 백영현 포천시장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됐는데 이 과정에서 부딪히거나 백 시장 앞에서 떨고 있는 등 어눌한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특히 댄스 동영상에서는 '포천의 흑염룡이 날뛰고 있어'라고 제목을 적시했는데 이는 '포천의 중2병 걸린 애들이 날뛰고 있어'라는 식의 인터넷 표현이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오성과 한음은 조선시대 초기 명신(名臣)으로 오성부원군 작위를 받은 백사 이항복과 영의정을 지낸 뒤 한성부원군 작위를 받은 한음 이덕형 선생이다.
이 동영상을 시청한 일부 시민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 이모(44)씨는 "위인을 폄하하는 것 같아 시청하기 불편했다"면서 "일반인도 아닌 공공기관이 이러는 것은 막 나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시는 희화화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오성과 한음은 춤을 춰서는 안되냐"면서 "진중하게 하면 조회수가 안나와서… 오성과 한음을 더 알리기 위해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전문가들은 새로운 캐릭터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위인을 활용한 홍보는 한계가 있다"면서 "다각도로 홍보가 가능한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천=윤형기 기자 moolga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