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지옥이 열렸다. 지난 6일 출시된 액션 RPG 게임 ‘디아블로 4’가 흥행길에 오른 가운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대원미디어가 한국 팬들을 위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오전 10시30분 문을 연 팝업 스토어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운영된다.
팝업 스토어는 포털 사이트를 통한 예약자에 한해 입장을 받고 있다. 오픈 첫날이었던 이날 오전에는 방문 예약이 꽉 찼다. 순식간에 500명의 인파가 다녀가며 프리미엄 스태츄 등 한정판 굿즈를 쓸어가는 ‘오픈런’도 펼쳐졌다. 디아블로 4를 향한 뜨거운 열기가 오프라인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디아블로 굿즈를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소장판 아트북 등이 담긴 ‘디아블로 4 한정 소장판 박스’가 있다. 오후 2시에 찾은 팝업 스토어 현장은 여전히 적잖은 방문객들로 붐볐다. 이들은 전시된 굿즈들의 사진을 찍거나 직접 이리저리 만져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다양한 굿즈들 사이에서도 방문객들의 무수한 관심을 받은 것은 단연 프리미엄 스태츄다. 살아있는 듯 생동감 있게 구현된 ‘릴리트’와 ‘이나리우스’의 모습에 팬들이 감탄을 연발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스태츄 아래에는 ‘판매 완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릴리트 스태츄는 70만원, 이나리우스 스태츄는 150만원 정도의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오픈한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인기다.
스태츄 앞을 한참 서성이던 안호연(26)씨는 “사고 싶었던 스태츄가 매진되어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눈길을 끌었다. 패션 브랜드 ‘엑슬림’은 디아블로에서 영감을 받아 티셔츠·롱 슬리브·팬츠·윈드브레이커·스카프 등의 의류 컬렉션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게임기 ‘엑스박스’의 디아블로 번들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틸시리즈’는 디아블로 한정판 무선 마우스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장패드·머그컵 등의 실용적인 디아블로 테마 굿즈들도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남성 이모(23)씨는 “디아블로를 어린 시절부터 즐겼다. 4편도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엄 스태츄가 제일 맘에 든다. 하지만 실용적인 컵(릴리트 고블렛)이나 마우스(스틸시리즈 AEROX 5)를 살 예정”이라며 지갑을 만지작거렸다.
박재철(40)씨는 이날 리미티드 소장판 박스를 구매했다. 디아블로의 팬이라고 밝힌 그는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인게임에서 보고 찾아왔다”며 “온 김에 한정판 굿즈를 사게 됐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디아블로 4를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고, 특히 젊은 팬들과 접점을 만들기 위해 팝업 스토어까지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디아블로 4 팝업 스토어에는 한정판 굿즈 외에도 오프라인 최초로 선보이는 상품이 많다”며 “14일부터는 르네상스 예술 형식을 차용해 빚어낸 초대형 릴리트 피에타 조각상이 전시될 예정이니 팬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디아블로 시리즈는 천사 이나리우스와 악마 릴리트가 창조한 성역을 두고 벌어지는 천사와 악마의 분쟁과, 이에 저항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난 2000년 출시된 ‘디아블로 2’는 게임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2012년 작품인 ‘디아블로 3’는 누적 6500만장 이상 판매된 인기 IP(지식재산)다.
디아블로 4 역시 흥행 궤도에 올랐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4가 자사의 작품 중 역대 최고의 사전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된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디아블로 4가 출시 시점 4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보고 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