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농산물 산지유통체계가 확 바뀐다.
경북도가 농산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지유통구조를 AI·로봇기술과 접목한 첨단화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농산물 산지유통시설을 첨단화로 전환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총사업비 91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APC(Agriculture Products Processing Center)’ 22곳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농산물 유통체제를 조성한다.
‘스마트 APC’는 로봇·센서·통신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농산물의 입고·저장·선별·포장·출고작업을 자동화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장에서 소비지까지 이어주는 산지유통시설이다.
경북도는 APC를 기반으로 품목별로 농가를 조직화하고 마케팅과 연계해 산지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APC거점 중심으로 산지 규모화 도모
현재 도내 운영 중인 APC 96개소 중 70%가 노후화돼 농산물 처리능력과 운영효율이 떨어져 시설현대화를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앞으로 신축하는 모든 APC를 스마트 APC로 설치해 시설을 첨단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군의 품목별 대표 APC를 선정해 규모화된 물량처리와 데이터 관리 등 주산지별 운영으로 산지 유통 거점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국비 119억원 포함 총사업비 296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스마트 APC 11개소를 우선 설치할 계획이다.
또 매년 도 자체 재원으로 노후화된 기존 APC에 AI 선별기, 로봇설비, 정보처리시스템 등을 지원해 산지유통시설의 거점화·첨단화로 전환키로 했다.
데이터 기반 APC 정보지원시스템 전면 도입
경북도는 2024년부터 도내 APC에 정보지원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산지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다.
기존 수작업과 관리자의 경험으로 운영하던 APC운영체제를 데이터 기반 디지털 운영체제로 개편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는 출하농가의 규모, 단위생산량, 품종, 출하시기 등 경영정보와 선별된 농산물의 데이터를 활용해 농가별 맞춤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우수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시장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입고·선별·출고·정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데이터 기반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품질·브랜드 관리와 농산물 상품정보추적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품목 중심으로 산지유통구조 개선 박차
경북도는 올해부터 원예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예산업발전 5개년(2023~2027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계획안은 농업여건, 생산기반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품목을 선택해 생산부문과 유통부문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주산지 위주로 전략 품목 생산자를 집중 육성하고 APC로 부가가치를 높여 농산물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유통비용을 줄여 농산물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경북도는 이를 위해 현재 농협연합사업단 형태로 운영되는 포항, 안동, 영주, 영천, 문경, 경산의 마케팅조직을 지역농협 등의 출자를 통해 2024년까지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전문 마케팅조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조합공동사업법인 형태로 운영 중인 경주, 김천, 상주, 군위, 의성, 청송, 청도, 고령, 봉화는 전문품목 농산물 취급을 확대하고 출하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daily(데일리)’ 브랜드 농산물 소비자 인지도 제고
전국 과수 최대 주산지인 경북은 2016년부터 사과, 복숭아, 자두, 포도 4개 품목을 대상으로 도단위 과수 통합브랜드 ‘daily(데일리)’를 운영하고 있다.
통합브랜드는 시군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시군 브랜드간의 출하경쟁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생산된 상위 50% 이상에 해당하는 품위의 농산물만 출하될 수 있도록 중량, 당도, 색택 등 품위 선별기준을 마련해 품질을 균일화했다.
또 철저한 품질관리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daily(데일리)’출시조직은 2016년 31개 조직에서 2022년 62개 조직으로 크게 늘렸다.
그 결과 매출액은 같은 기간 214억원에서 838억원까지 늘어나 매년 평균 60%대 성장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중국, 베트남, 미국, 캐나다 등으로 651만$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daily(데일리)’브랜드 농산물 전문 생산농가 육성과 함께 철저한 이력관리와 표준 재배 매뉴얼 보급 등 고급 브랜드 농산물로서 소비자 인지도 제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농산물 유통 대전환은 스마트 APC로부터 시작된다”면서 “스마트 팜 도입 등 생산분야에서 시작된 경북 농업대전환을 유통분야로 확대해 대한민국 산지유통을 선도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