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머나먼 노후준비, 어떻게 할까 [당신의 노후, 안녕합니까①]

청년에게 머나먼 노후준비, 어떻게 할까 [당신의 노후, 안녕합니까①]

41세부터 은퇴·노후준비 인식…실제 준비는 15.4% 불과
“약은 약사에게, 자산관리는 자산전문가에게…상담 두려워 말아야”
연금저축과 IRP, 노후대비·세액공제 ‘일석이조’ 도모하자

기사승인 2023-07-07 06:00:09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A씨. 그는 사회초년생 시기를 지나 올해로 벌써 5년차의 어엿한 직장인으로 자리잡았다. 회사에서도 A씨를 인정하고 대리로 진급시켜주면서 매달 찍히는 월급통장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겨났다. 지갑에 여유가 생기면서 그간 미뤄왔던 쇼핑을 할 까 고민하면서도, A씨의 마음 속 한 구석은 찜찜함이 남아있다. “늘어난 여유자금을 그냥 소비로 끝내는 것이 맞는가?” 내면에 질문을 하지만, 재테크도, 투자도 잘 모르는 A씨는 고민만 깊어질 따름이다.


노후, 2030세대에겐 그저 멀게만 느껴지는 개념이다. 당장 사회초년생들은 내일 출근을 시작으로 연예, 결혼, 자녀 양육이라는 거대한 언덕들도 넘지 못한 상황에서 은퇴를 대비하라는 것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오히려 일년이라도 젊을 때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함께 했다. 또한 노후대비를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절세’, ‘재테크’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한 결 수월한 은퇴가 될 것이라 조언한다.

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보고서 갭쳐.

노후 대비, 관심은 높지만…현실의 벽은 ‘두텁다’

그렇다면 실제 청년들의 노후에 대한 인식과 대비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 안타깝게도 2030세대의 자산관리 지표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갈수록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보고서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시행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중 29세 이하 가구주의 부채가 5014만원으로 41.2% 증가했다. 이 중 금융부채는 4577만원으로 35.4% 늘었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21년 135.4%에서 2022년 197.9%로 무려 62.5%p 높아졌다.

이는 2030세대의 상당 수가 ‘빚투’, 즉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구매했다는 의미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9세 이하에서 올해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많이 발견됐다”며 “그렇다보니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구매해온 청년세대는 정작 장기적인 자산형성을 위한 저축 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모든 계층에게서 나타났지만, 특히 2030세대에 많이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2022 보통사람 금융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에서 2020년부터 적금·청약 저축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30대는 지난해 적금·청약 저축액이 39만원, 37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12만원, 10만원 줄었다.

문제는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금융보고서에 따르면 20~64세 경제활동자는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 41.5세부터는 은퇴·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40대는 스스로 은퇴·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고 인식했으나, 실제 은퇴·노후를 위한 재무적 준비가 되어 있는 40대는 15.3%에 불과했다. 40대의 은퇴·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부족한 이유는 성장기 자녀 양육과 동시에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KB골든라이프센터가 위치한 노원종합금융센터.   국민은행 제공 

“부담갖지 말고 언제든지 오세요” 노후준비, 한 걸음 내딛자

“아프면 의사에게, 법률 자문이 필요하면 변호사를 찾는 것처럼, 노후 관리를 위한 장기적인 자산 관리는 자산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KB골든라이프센터 노원센터 고경환 센터장

“40대부터 노후를 위한 자산을 모으면 최소 매월 50만원 이상을 은퇴할 때 까지 모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부터 시작하면 그 금액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신한PWM 태평로센터 오경석 팀장

“젊은 세대들이 흔히 말하는 ‘돈 공부’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30대에 와서야 자산 형성 욕구가 생기는데, 목적자금 대비 소득이 부족해 괴리를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교보생명 이인욱 재무설계센터 대리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노후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한PWM 태평로센터 오경석 팀장은 “노후 대비라고 하면 퇴직시점으로부터 한 10년 정도 전에 대비를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생각 시점보다 10년을 먼저 준비하면, 향후 10년뒤에 준비하는 것 보다 절반 이하의 자금이 드는 만큼 노후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 노원센터 고경환 센터장은 “사실 노후 대비라는 개념이 국내에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전문가를 찾아가서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음에도 어디를 가야하는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 지 몰라 해메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중은행이나 증권사들은 자체적인 WM(자산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WM센터는 고액 자산가들만이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아르바이트생도, 사회초년생들도 얼마든지 예약만 하면 제대로 된 금융 설계를 받을 수 있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우선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인욱 대리는 “연금저축과 IRP 모두 대표적인 ‘세제적격’ 상품으로,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정산 시기에 세금을 더 내지 않고 환급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며 “납입금액의 비율에 따라 13.2%에서 16.5%까지 절세 효과가 있어 실제 금융이익이 되는 일거 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퇴직연금은 우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납입금액을 고민해 봐야 한다”며 “특히 본인의 소득과 연말정산시 결정되는 실제 세액등을 검토하고, 본인의 소비 패턴 등을 감안해 해당 상품의 저축 금액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환 센터장은 연금저축과 IRP 모두 복리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만기가 있는 예·적금이나 주식투자의 경우 이자소득세나 수수료 등이 차감되는 반면, 연금저축과 IRP들은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 상품이라 누적 적립금(이익)에 따른 세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복리효과의 극대화를 누릴 수 있는 상품들이 연금저축과 IRP”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2030세대들이 직장을 옮기는 경우 퇴직금을 IRP로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IRP는 노후에 쓸 은퇴자금이라는 생각으로 절대 깨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