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지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에는 극한 호우로 첫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고, 지하철 1호선의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동작구 상도·상도1·대방·신대방동, 영등포구 신길·대림동, 구로구 구로동에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됐다. 이 지역에 시간당 70㎜가 넘는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극한 호우란 1시간 누적 강수량 50㎜, 3시간 누적 강수량 9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열차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6분부터 4시16분까지 20분간 서울 영등포~금천구청역 간 상하행선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열차통제기준에 따르면 집중호우시 시간당 65㎜ 이상의 비가 내릴 때는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해당 시간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운행을 중단했다고 코레일 측은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의 집중호우로 침수된 역사는 없다고 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경기 여주에서는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2시9분쯤 광주 북구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지고,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 출입구 천장 부분의 철제 구조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밖에 나무 쓰러짐, 주택 도로 침수 하천 범람 우려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많은 비가 이미 내린 가운데 다음날까지 더 많은 비가 예보된 곳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날까지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호남·경북북부내륙에 50~120㎜, 경북에 20~80㎜, 강원동해안·경남·제주·울릉도·독도·서해5도에 5~60㎜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남부와 전북에는 최대 2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밤사이 시간당 강수량이 30∼70㎜에 달할 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북부와 전남, 경북북부내륙에도 최대 150㎜ 이상 강수가 예상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