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교사 A씨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담임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추모를 위해 하얀 국화 꽃다발을 들고 온 6년차 초등교사 이모씨(20대·서울 강북)는 “(저연차 교사는) 모든 게 처음이니 힘들고, 아마 주위에 도움 청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씨는 “아동 인권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교사 인권도 신경 써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부에서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교사도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근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해당 초등학교에 두 자녀가 다녔었다는 시민 B씨는 추모를 마치고 “며칠 전 구급차, 경찰차가 학교 앞에 왔었다”며 “안타깝게 떠났다고 해 마음이 참 아프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교를 졸업한 고3 자녀가 뉴스를 접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우리 두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만 있는 초등학교인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학교 앞에 하교하는 아이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의 표정도 심각했다.
학교 앞에는 A씨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섰고, 교문 앞에는 추모하는 쪽지(포스트잇)가 가득 붙었다. 쪽지에는 “선배 교사로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에 죄송합니다” “교직의 길을 한참 달려 온 선배 교사가 참으로 미안하다” “동료 교사로, 학부모로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등의 추모 내용이 담겼다.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학교 앞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국화꽃을 든 채 추모 행사를 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A씨는 지난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A씨가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사 노조도 동료 교사들로부터 관련 제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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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