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 윤리위의 징계 개시 직후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고사성어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으로 윤리위 징계 개시가 부당하고 치욕스럽지만 버텨내겠단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홍 시장은 20일 저녁 당 윤리위 징계 개시 절차 선언 직후 본인 페이스북에 ‘과하지욕’이라는 고사성어를 올렸다.
‘과하지욕’은 초한지 영웅인 한신이 어린 시절 건달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모욕과 수모를 참아내고 유방과 함께 천하 제패를 이룩한 것에 대한 일화 관련 고사성어다. 큰 뜻을 이룩하기 위해 작은 부끄러움이나 수치는 감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현재 자신의 처지를 이에 투영한 것이다.
홍 시장은 전국적인 폭우가 내리던 지난 15일 오전 대구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가 1시간 만에 돌아왔다. 17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는 당헌당규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4조(품위 유지) 위반을 들며 20일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