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동부권에 자리한 ‘장수 침령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돼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일 전북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에 자리한 장수 침령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도는 지난 2000년 12월에 장수 침령산성을 도 문화재자료로, 2020년 7월에 도 기념물 제141호로 승격 지정했다. 이후 장수군과 함께 추가 학술조사 및 연구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 지정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침령산성은 장수군에 분포된 산성 중 최대 규모로, 둘레는 497m, 문화재구역은 7필지 2만 9150㎡에 달한다.
침령산성은 2005년 정밀지표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고, 이후 전북도와 장수군은 약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성의 성격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군산대학교 박물관에 의뢰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5차례의 시·발굴조사를 추진했다.
발굴조사 결과 집수시설(集水施設), 건물지, 치(雉), 문지(門址) 등 다양한 시기의 유구와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산성 내부에서 발견된 3기의 원형집수시설은 고대 집수시설 축조기술과 시대적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직구단경호’(백제, 곧은 입에 목이 짧은 항아리),‘소호’(신라, 작은 단지),‘청자 완편’(고려, 사발 조각) 등이 출토된 것을 비롯해 기와, 금속 열쇠, 목간*(글을 적은 나뭇조각) 등 다양한 종류와 시기의 유물이 출토됐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장수 침령산성은 사적 지정은 전북 동부지역에 자리한 고대 산성 중 첫 국가 사적으로 전북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번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 전북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562년 대가야 및 6세기 후반 장수·운봉 가야정치체가 멸망한 후 장수와 남원 운봉지역까지 진출한 신라와 백제는 7세기에 전북 동부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령산성은 백제 세력과 신라세력의 접경지에 위치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산성을 사수하기 위한 후백제의 외곽 방어체계 연구에도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수=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