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카우트연맹의 대회 중단 권고가 나온 가운데 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스카우트 대표단이 대회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영국은 철수에 돌입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지난 4일 밤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이번 잼버리 대회를 주최한 한국스카우트연맹에 대회를 예정보다 일찍 종료하고 참가자들이 귀국할 때까지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해보도록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최 측은 상당한 추가 자원을 투입해 폭염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장하면서 행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세계 스카우트연맹의 대회 중단 권고는 벌레와 폭염에 환자가 대량 발생하고,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참가 청소년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3일 잼버리 행사 참가자 가운데 총 1486명이 병원을 찾았다. ‘벌레 물림’이 383명, ‘피부 발진’은 250명이었다. ‘온열 증상자’는 내원객 가운데 9.4%인 138명이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권고에 앞서 영국 대표단은 야영지 철수를 결정했다. 여기에 미국과 싱가포르도 철수 의사를 밝혔다. 이에 각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대회 중단 또는 축소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스카우트 대표단은 이러한 가운데 대회에 잔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데일 코베라 스카우트 아시아태평양지역 의장은 이날 “지난 며칠간 극심한 열기와 습기는 우리 청소년들과 봉사자들에게 행사를 진행하는 데 주어진 큰 당면 과제였다”며 “이런 상황들은 야외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스카우트 연맹은 음식과 기반시설, 위생 관리와 같은 부분에서 다양한 방면을 개선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 대표단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환경을 받아들이고 잼버리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마리나 로스틴 아르헨티나 의장도 “우리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을 안다”며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매일 모여 해결방안을 논의 중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참여함으로서 다양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드 알라야 사우디아라비아 의장도 “이번 잼버리대회는 우리 스카우트들이 학수고대해 온 행사”라며 “이런 기후 환경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되는 현상이고 우리는 이전 잼버리 대회에 비하면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덥고 극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고 매우 행복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본 잼버리 이후에도 2주간 더 대한민국에 체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엿다.
반면 이날 철수 의사를 밝혔던 영국은 실제 철수에 들어갔다. 영국 대표단은 이날 버스를 통해 서울 지역의 호텔로 이동을 시작했다. 영국 대표단은 한국 당국과 활동 프로그램을 협의해 서울에서 일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