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직원들이 100억원대 배임 사건을 일으켜 금융감독원이 검찰 고발에 나섰다.

29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카드 현장검사에 나서 직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확인하고 직원 2명과 협력업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4일 롯데카드로부터 직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보고 받고 6일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검사 결과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이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부실한 제휴 계약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에 105억원을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확인했다.

마케팅팀 팀장과 팀원인 이들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카드 고객에게 지급하는 프로모션 사업을 통해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카드 발급 회원당 1만6000원을 선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롯데카드가 2020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5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해당 계약은 프로모션 계약 내용이 불분명하고 프로모션 실적 확인 수단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05억원 가운데 66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및 가족회사를 통해 빼돌려 부동산 개발 투자, 자동차·상품권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적발됐다. 

금감원은 협력업체가 프로모션 계약 이행에 실제 사용한 자금이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39억원의 사용처 또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제휴업체 선정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찰 담당 부서가 있음에도 해당 직원들이 직접 입찰을 진행했으며, 입찰 설명회를 생략하고 입찰 조건 및 평가자도 임의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제휴 업체 선정, 계약 체결 전 과정에서 롯데카드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협력업체와 계약 내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도 롯데카드가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액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해당 직원들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함께 롯데카드의 내부 통제 실패에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뭍겠다는 방침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