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로 시작하지만 태재대학교는 대학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태재대학교에서 첫 입학식이 열렸다. 태재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4년제 미래 혁신 대학으로, 국내 최초로 9월에 학기를 시작한다.
미네르바 대학은 벤처 기업가 벤 넬슨이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대학이다. 모든 수업을 온라인에서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교육 혁신으로 유명해졌다. 미네르바 대학 학생들은 매 학기 해외를 순회하며 해당 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각국과 협업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한국형 미네르바 대학을 모델로 설립된 태재대에는 이날 내국인(27명)과 외국인(5명)을 포함해 총 32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입학을 반기며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출신부터 남아공 의대, 미국 고등학교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학생들이 입학했다.
학생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태재대 최연소 입학생 전다희(16)양은 “태재대 만의 특별한 시스템이 기대된다”라며 “지금까지 받은 교육 과정은 강의를 듣고 필기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조금 더 활동적이고 토론 형식의 수업을 듣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태재대 첫 입학식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쏟아졌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태재대는 고등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개척자이자 건설자”라며 “미래 글로벌 리더가 돼 더 위대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하리라 확신한다”라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태재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수용하고 뛰어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입학식에서 “새로운 형태의 비전과 미션 가지고 21세기에 걸음 하는 디지털 문명사의 대전환 시기”라며 “작은 대학으로 시작하지만 20년 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글로벌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새 역사 쓰는 태재대, 무엇이 다른가
미네르바 스쿨을 벤치마킹한 태재대는 일반 4년제 대학과 다른 점이 많다. 사이버 대학으로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1학년부터 2학년 1학기까지 온라인으로 통합 학부 전공과목 및 언어교육 등 프로그램을 들을 예정이다. 이후 해외로 나가 미·중·러·일 4개국 주요 도시를 돌며 공부하게 된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지만 월~토요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김태희 인재발굴처장은 “학생들이 단순히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시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돼 있다”라며 “스스로 모여 많은 걸 경험하고 학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 설명했다.
입학 가능한 연령도 다르다. 보통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후 20살에 입학하지만, 태재대는 1994년생부터 2008년생까지 다양한 연령이 입학했다. 자기혁신인재전형으로 학교에 입학한 전다희 양은 “국제 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를 통해 자격을 얻어 입학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전 양은 16세로 올해 태재대 입학생 중 최연소다.
태재대는 모집 정원을 모두 채우려 하지 않는다. 태재대는 200여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32명만 뽑았다. 선발 기준은 성적보다 학생들의 잠재력과 사고력이다. 김 처장은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봤다”라며 “외국인 학생은 3년간 전액 장학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엄격히 선발했다”라고 말했다.
입학 관련 문의가 쏟아졌던 태재대는 오는 10~11월 국내외를 돌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 처장은 “교육부에서 지난 4월20일 인가받으며 학생들을 찾아가 홍보할 시간이 부족했다”라며 “10월부터 학교를 직접 찾아 설명회 등을 가질 예정”이라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