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22일 4박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18일 오전 뉴욕에 도착한 직후부터 릴레이 양자 회담에 돌입한다. 북마케도니아·산마리노·세인트루시아·모리타니아 등 30여개국과 정상회담을 갖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와 관심을 당부할 예정이다.
19일에는 가나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갖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한다. 콜롬비아, 모나토, 레소토 등과의 양자회담도 예정돼있다. 저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한다. 셋째날인 20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전후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모리타니아,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등과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현재 복수 국가와 추가 회담을 조율 중인만큼, 최종적으로 양자회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라톤 양자회담’ 계획에는 유치전을 향한 대통령의 절박한 의지가 담겼다. 각국 정상에게 일대일로 지지를 요청해 엑스포 부산 개최의 진정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2030엑스포 개최지가 올해 11월28일 파리에 있는 BIE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유엔 회원국은 현재 193개국으로 대부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인 만큼, 이번 유엔총회는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확장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전방위 외교전을 펼칠 계획이라며 “일부 국가들은 그룹으로도 만나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지역별 맞춤형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거 해외순방 시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시도해 보지 않은 총력외교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해외 순방 때마다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하는 등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어왔다. 해외 순방마다 파트너국을 대상으로 종횡무진하며 엑스포 지지를 얻기 위한 스킨쉽에 나섰다. 지금껏 총 58개국과 99차례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양자회담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 강행군 속에서도 부산 엑스포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BIE 회원국 파리 주재 대사들에게 투표권이 있는 만큼, 집중적으로 접촉해 마지막 엑스포 지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발맞춰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장성민 대통령실 특사는 이달 초부터 파리TF를 현지에서 총괄 지휘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마지막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리TF는 현지에서 BIE관계자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권의 주요 인사와 매일 회동하고 있다. 표심이 유동적인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 유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 특사는 세계박람회 역사상 첫 ‘노 싱글 유즈 플라스틱(no single-use plastic)’ 방침을 제시해 유치 실현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 유력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장성민 대통령실 특사는 아프리카 기후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나이로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2030 부산국제엑스포는 ‘플라스틱 일회용 사용금지’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대한민국은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 글로벌 전시회를 기후변화 정상회의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 특사는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들을 2030부산엑스포 개최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냐의 유력 언론은 장 특사의 약속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표명했다.한국이 제시한 기후위기 극복 의제는 부산엑스포 유치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대책의 중요한 가치를 2030부산엑스포에 반영하겠다는 선언이 55개 아프리카연합 회원국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